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갑작스러운 주목에도 들뜨지 않은 모습이었다. 배우 김동영은 사람들이 알아보면 민망하다고 했다. 솔직히 "내가 뭔데?"라는 마음이 크단다. 데뷔 13년 차지만 드라마로 주목 받기는 '혼술남녀'가 처음이다. 그러면서 시즌 2의 출연 희망도 살짝 드러냈다. 원래 말수가 적다는데 연기에 대한 신념만큼은 확고했다.
-'혼술남녀'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일단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 같은데 티는 안내더라. 아마 좋아할 거다. 친구들도 본방을 챙겨보고 많이 축하해줬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참 신기하다. 촬영 초반 누군가 알아보면 아니라고 했다. 부끄러웠다. 물론 오랫동안 연기했는데 '혼술남녀'를 통해 대중이 많이 알아봐줘 감사하다."
-극중 동영과 비슷한 점은 없나.
"모든 캐릭터를 맡을 때 '나랑 100% 같다'는 마음은 안 가진다. 사람들이 평소 하는 행동을 캐릭터에 넣어 연기하는 편이다. 남자들끼리 있으면 약간 지질하고 궁상맞지 않냐. 별것도 아닌 걸로 싸우고 티격태격하고 똑같다. 촬영하면서 '공시생 3인방' 공명, (김)기범이랑 놀려고 했던 것 같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남한테 빚지기를 싫어한다. 내가 먼저 돈 내고 말지, 얻어먹는 건 절대 용납이 안 된다. 촬영 전 기범이 집에서 술 마실 때도 회 한 접시를 떠갔다. 빚진 거 싫다고 하지 않았냐(웃음). 실제로 말수도 별로 없다. 질문을 안 하면 말을 잘 안 한다."
-공시생을 연기하며 공감된 점은.
"단 한 번도 공부로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분들을 바탕으로 '공시생' 연기를 한 것 아니냐.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면 그분들을 욕되게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오랜 연기 생활과 비교한다면.
"배우라는 직업은 계속 오디션을 봐야 한다. 그 동안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다.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 그런데 하나하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될 것도 안 된다. 원한 사람을 뽑았겠지 생각한다."
-실제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다 떨어져 그렇다. 공부는 정말 재주가 없다. 수능을 3번 봤는데 거의 도시락 싸 들고 놀러 갔다. 재수했을 때 사회체육과 준비도 했다. 연극영화과를 수시(전형으로) 봤는데 도중에 '대학까지 가서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잘 안되니까 '대학가서 뭐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대학에 안 가서 불이익은 없다. 오히려 현장 경험을 많이 한 게 득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도 처음엔 대학 가라고 하더니 스물아홉 쯤 되니 등록금 굳었다고 좋아했다."

-극중 동영이는 '발로차' 티셔츠만 입고 나온다.
"실제로 옷에 관심이 없다. 동네에 있으면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신고 다닌다. 내 몸이 편한 게 좋다. 사진 촬영만 없었으면 트레이닝복 입고 왔을 거다. 처음 발로차 티셔츠 받았을 때 간지를 내야 해서 입고 자기도 했다. 직접 빨래를 해갔다. 발로차 티셔츠는 스태프들에게 다 뿌렸다."
-코디 없이 촬영해도 됐겠다.
"코디가 없었다. 의상비용도 안 들고 최고였다. 현장의 분장팀에게 (메이크업) 받고 너무 편했다. 영화 '군함도' 촬영으로 극 중반부터 가발을 쓰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분장팀에서 해준 게 없었다. 가발을 쓰기 시작하면서 분장팀이 바빠졌다."
-우는 장면이 많았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운 것 같다. 대본으로만 봐도 울컥울컥 할 때가 많았다. '이 새끼 진짜 불쌍하다' 생각이 드는데(웃음)….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오래 붙들고 있으면 고생하는 스태프들 생각나고 점점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안 되면 엄마를 생각했다. 대부분 한 번에 오케이를 받았고 아쉬워서 한 번 더 찍는 경우는 있었다."
-극중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살소동을 벌였다. SNS에도 집착했다.
"실제로는 매달리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또 SNS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사진 찍는데도 취미가 없다. 요즘 사람들 핸드폰만 쥐고 있지 않냐. 안 좋아 보인다.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읽은 기사를 계속 봤더니 폰에 잡혀 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2G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실시간 방송 당시 기범이 흉내 잘 내더라.
"오히려 기범이가 진짜 사람을 잘 따라 한다. 사실 오디션에서 '금수저' '흙수저' 캐릭터를 모두 연기했다. 금수저 역할이 되게 매력 있었다. 근데 기범이 역은 기범이가 하는 게 낫다. 끼가 많고 똑 부러진다."
-외동아들이면 기범 캐릭터와 비슷하지 않나.
"외동아들이지만 귀하게 크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엄마 카드는 당연히 썼지만 기범이처럼 광적으로 긁고 다니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있을 때 내자는 주의다. '나 (돈) 없을 때 사' 이런 식이다. 맨날 얻어먹을 수 없고 먹는 순간 불편하다. 여자친구랑 사귈 때도 내가 다 낼 순 없다. 5대 5는 아니고 6대 4, 7대 3?(웃음)"

-시즌 2 출연 생각은 있나.
"불러주면 감사하다. 시즌 1에 출연한 분들 다 같이 하고 싶다. 시즌 2에서 (공시에) 또 떨어져 시즌 3를 찍고 싶다. 굉장히 신선하지 않냐. 원래 공시 합격은 하고 여친과 헤어질 줄 알았다. 그래야 뭔가 좀 짠한 맛이 있을 것 같았는데 반대로 됐다. 솔직히 시즌 2를 염두에 둔 것 같다. 시험 점수가 아슬아슬했던 건 트릭이다. 말 그대로 소~설(웃음)."
-'혼술남녀'는 어떤 작품인가.
"매 작품이 소중한데 첫 주연인 영화 '위대한 소원'은 진짜 잊지 못할 작품이다. 드라마는 '혼술남녀'가 그렇다. 사람들이 알아보니까 더 조심스러워지는 게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기쁜 마음 조심스러운 마음 반반이다."
-데뷔한지 13년 차다.
"솔직히 뜨는 건 생각 안 한다. 어휴~ 10년이나 됐는데…. 요즘에는 보는 분들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연기 잘 한다, 못 한다 확실하게 알지 않냐. 배우가 연기 못 한다는 얘기 들으면 안 되니까. 난 진짜 얘기하듯이 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한다."
-소속사(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에 쟁쟁한 선배들이 많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배들이다. 송강호 선배는 '혼술남녀' 보고 '잘한다'고 칭찬해줬다. 나도 전해 들었다. 송 선배랑은 영화 '밀정' 현장에만 있어도 배우는 게 정말 많았다. 이성민 선배도 문자로 '잘 봤다'면서 항상 응원해준다. 성민 선배랑 회사에서 가장 오래 있었는데 작품을 못해봤다. 꼭 같이 해보고 싶다."
-앞으로 활동 계획 궁금하다.
"12월 말까지 '군함도' 촬영을 할 것 같다. 극중 강제 징용자 중 한 명으로 나온다. 등장인물이 많아 나를 보여줄 시간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군함도'를 봤을 때 사람들이 나를 몰랐으면 좋겠다. 볼 때마다 새로웠으면 한다."
사진=이호형기자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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