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우 넥센 배터리 코치/사진=넥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 김동우(36) 배터리 코치가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달 31일 김동우 전력분석팀장을 1군 배터리 코치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깜짝 인선이다. 김 코치는 경기고 시절까지 포수를 했지만 프로 선수로 입단하지 못했다. 2000년 현대에서 불펜 포수로 입사했고, 이후 배팅볼 투수를 거쳐 전력분석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넥센에서는 창단 때부터 함께 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 야구'를 펼칠 계획인 넥센은 "기술 훈련은 1군에서 할 부분이 아니다"며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던 김 코치의 그간 경력을 더 높이 샀다. 프로 경력이 없는 김 코치가 1군에서 선수들을 맡을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불펜 포수에서 배터리 코치까지 오른 김동우 코치는 이미 '절반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프로 선수는 물론 지도 경험도 없는 그에 대한 의심이 더 크다. 김 코치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반 코치'의 역할은 해왔다고 말 할 수 있다"며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동우 코치와 일문일답.
-1군 배터리 코치로 선임된 소감은.
"얼떨떨하다. 유니폼을 제대로 입어본 지가 십 년도 넘었다. 우려하시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현장에 오래 있었고, 전력분석을 장정석 감독님과 현대 때부터 함께 했었다. 자신 있게 이야기를 드리자면 '반 코치' 정도는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나이 어린 것도 그렇고, 코치는 처음이니까 부담은 솔직히 있다. 전력분석을 하면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기 때문에 소통 같은 건 크게 문제가 없다. 선수를 키워내는 것보다 선수가 알아서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분석 일을 놨다기 보다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코치 제의는 언제 받았나.
"지금은 장 감독님이지만, 처음 면담을 했을 땐 장 팀장님께 들었다. 매년 계약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내년 계약으로 이야기 하시나 보다 하고 갔는데 좋은 기회를 주셔서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
-구단에서는 어떤 역할을 원했나.
"안에서 사인을 많이 내는 배터리 코치가 많다. 필요해서 내는 것도 있지만,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최근 추세는 안에서 내는 사인 보다 선수들이 운용을 해가고 있다. 안에서 플랜을 얼마나 잘 짜서, 경기를 내보내서 선수들이 운용할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웬만하면 사인을 내기 보다 선수들이 운용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대신 그 전에 준비를 내가 더 많이 해야 한다."
-프로 선수 경험 없이 코치가 됐다.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야구단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일을 해왔다. 나중에 코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라 하는 꿈은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될 지는 몰랐다. 반 이상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반은 인정받는 코치가 되는 게 중요하다. 외부 사람들보다 선수들이 인정해주는 코치가 되는 게 첫 번째다."
-주전 포수 박동원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
"매번 전력 분석 미팅할 때 브리핑하고, 플랜 짜던 형이 담당 코치가 됐다고 하니까 동원이도, 김재현도 다들 웃기고 얼떨떨할 거다. 어떤 선수들인지 잘 알고 있고, 선수들도 나를 잘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서로 잘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코치는 처음인 만큼 준비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플랜을 가지고 전력 분석을 해야할 지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코치 선임 후) 하고 있는 건 메이저리그 영상 포수 훈련 등을 많이 보고 있다. 선수들 훈련을 시켜본 적은 없기 때문에 더 찾아보고 있다. (통합 훈련보다) 선수 마다 필요한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들의 롤모델이 될 것 같다.
"잘 해야 한다. 야구인들 중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나는 행운이다.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야구단의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 이렇게 좋은 기회도 왔다. 나에게 압박이나 부담도 될 수 있다. 지금은 잘해야 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꽉 차있다. 잘 해서 프로 선수가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넥센이 파격 인선을 거듭하면서, 내년 시즌 주목을 더 많이 받을 텐데.
"불펜(포수)에서 시작을 해서 전력분석 팀장까지 왔는데 역할이 주어지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이 어떤 야구를 원하는 지도 알고 있다. 훈련 자체도 내가 원하는 야구보다 선수가 원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주고 싶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최순실 곰탕은 내부 상황 전달 암호?... 지워진 댓글 보니
[오늘의 운세] 최순실 “평온한 일상에 대폭풍, 가져오는 것은 파괴 뿐”
최순실 곰탕, ‘시나리오대로’ 였다? 영화 같아 ‘소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