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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추락 홍명보의 ‘대륙 축구’실패 단정은 이르다

입력
2016.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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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뤼청이 끝내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그가 1년 더 항저우를 이끌 지 관심이다. 사진은 홍 감독이 2014년 여름 국가대표 감독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뤼청이 끝내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그가 1년 더 항저우를 이끌 지 관심이다. 사진은 홍 감독이 2014년 여름 국가대표 감독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명보(47) 감독이 지도자 인생 2막에서 ‘일단’ 쓴 맛을 봤다.

홍 감독이 이끄는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이 끝내 2부 리그로 강등됐다. 항저우는 30일 옌볜 푸더와 최종전에서 2-2로 비겨 15위에 머물렀다. 16팀으로 구성된 슈퍼리그는 15, 16위가 2부로 떨어진다. 옌볜 역시 한국인 박태하(48) 감독이 지휘하는 팀. 옌볜은 이미 강등권에서 벗어나 항저우보다 여유 있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과거 홍 감독 아래서 올림픽, 국가대표로 뛰었던 미드필더 옌볜의 윤빛가람(26)은 1골을 기록하며 스승에게 비수를 꽂았다.

이로써 올 시즌 슈퍼리그 지휘봉을 잡은 5명의 한국인 사령탑 중 홍 감독만 강등의 고배를 들었다. 최용수(45) 장쑤 쑤닝 감독은 2위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장외룡(57) 감독의 충칭 리판은 8위, 옌볜은 9위다. 가장 극적인 건 이장수(60) 감독의 창춘 야타이였다. 14위였던 창춘은 강호 상하이 선화(4위)를 1-0으로 제압하고 12위로 뛰어올라 극적으로 1부에 잔류했다.

홍 감독의 슈퍼리그 도전은 표면적으로는 실패다.

항저우는 2007년 처음 1부에 올라온 뒤 10시즌 만에 탈락했다. 항저우는 홍 감독 지도자 인생에 첫 프로팀이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한 그는 U-20, 올림픽, 국가대표 등 줄곧 대표팀에서만 활동했다. 작년 여름 국가대표 감독에서 중도 하차한 뒤 1년 반 공백기에 마침표를 찍고 택한 곳이 항저우였지만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중국 현지에서 강등은 불가항력이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홍 감독 측근에 따르면 웨이보에서 구단의 강등 이유를 묻는 긴급 설문에 구단의 투자 위축이 첫 손에 꼽혔고, 지도력이 원인이라는 답변은 극히 미미했다고 한다. 항저우는 올 시즌 개막 전 자유계약(FA)으로 풀린 선수를 한 명도 못 잡았다. 가장 중요한 골키퍼도 주전과 후보가 한꺼번에 빠졌다. 외국인 선수 계약도 얽히고설켜 홍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쓰지 못했다.

홍 감독은 유소년 육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홍 감독은 작년 말 항저우와 2년 계약을 하며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철학을 구단과 공유했다. 실제 홍 감독 아래서 1993년생 골키퍼 주더하이가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가는 등 젊은 선수 여럿이 성장했다. 팀 규율도 확실히 잡혔다. 그 전까지 몇몇 외국인 선수들은 감독 미팅 때 일부러 딴청을 피우곤 했다. 중국 선수들도 이들을 함부로 못 건드렸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싹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퍼리그는 감독들의 ‘엘도라도’로 불린다. 거액이 시장이 풀리면서 감독들은 잘만 하면 한 몫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오면 제아무리 명장이라도 가차 없이 잘리는 곳이다. 잔여 연봉의 절반도 못 챙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홍 감독은 예외였다. 올 초 구단이 선수단 운영에 은근히 간섭하자 홍 감독은 “약속과 달리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고 발끈했고, 구단주가 직접 나서 정리해줬다. 이 과정에서 2부로 떨어져도 구단이 일방적으로 해고할 수 없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됐다는 전언이다. 팀이 2부로 탈락한 상황에서 당장 경질 발표가 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홍 감독이 계약대로 1년 더 팀을 지휘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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