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50만원까지 소득공제
놓친 부양가족 있는지 확인
지금까지 주로 신용카드 썼다면
사용액 30% 공제인정 체크카드로
연금저축은 60만원까지 세액공제
직장인 황준원(32)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연말정산 시즌에 걱정이 앞선다.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연초 계획했던 연말정산 대비전략을 제대로 실천한 게 없는데, 또 작년처럼 수십만원을 토해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황씨는 “올해는 작년보다 연봉도 올랐는데, 주변에 나처럼 연말정산 노이로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바쁘게 사는 직장인이 연말정산의 수십가지 공제항목과 조건을 꿰고 때에 맞춰 준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예전보다 연말정산 준비가 간편해진 것도 사실. 늦었지만, 효과가 큰 항목만 집중 공략하면 연말정산에선 얼마든지 벼락치기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남은 2개월, ‘13월의 보너스’를 챙기기 위한 연말정산 벼락치기 비법을 정리해봤다.
꼭 챙겨야 할 3가지… 1번은 인적공제
근로소득이 있는 직장인들은 다달이 받는 월급에서 소득세를 뗀다. 매달 소득세를 떼는 주체는 월급을 주는 법인(원천징수의무자)이다. 국세청이 1,600만 근로자를 상대로 매달 세금을 매기는 게 불가능한 만큼 원천징수의무자가 일단 근로소득만을 기준으로 소득세를 떼 국가에 대신 전달하는 것이다.
근로자가 내야 할 최종 세금(결정세액)은 국세청이 매년 1월 정한다. 근로자가 바로 한해 전 1년간 벌어들인 총급여(월급+상여금)에서 각종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연말정산은 국세청이 정한 결정세액과 근로자가 1년간 낸 소득세의 합을 비교하는 과정을 말한다. 1년간 낸 소득세의 합이 결정세액을 웃돌면 그만큼 돌려받고 반대로 결정세액에 못 미치면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연말정산의 핵심은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공제항목을 최대한 챙기는 것이다. 비용 인정을 많이 받으면 세금을 물릴 때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이 낮아져 최종 부과되는 세금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항목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다만 연말정산이 익숙지 않거나 당장 연말정산 준비가 충분치 않다면 ▦인적 공제(부양가족) ▦카드사용 공제 ▦연금계좌를 통한 세액공제 3가지만 챙겨도 ‘인정 비용’을 확 높일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인데도, 잘 알지 못해 그냥 빠뜨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먼저 빠뜨린 부양가족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부모님이 만 60세 이상이고 연간 소득이 100만원(근로소득 500만원) 이하면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1인당 15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의 형제자매(처남ㆍ처제ㆍ시동생)도 본인이 부양하는 경우 기본공제 신청을 할 수 있다.
남은 두 달 체크카드 써라
내가 쓴 돈에 따라 달라지는 항목에선 지금까지 비용으로 인정받은 금액이 얼마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국세청이 운영하는 ‘연말정산 미리보기’ 사이트에 들어가면 올해 1~9월 신용카드 공제금액과 공제한도(총 300만원)를 채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신용카드ㆍ체크카드ㆍ현금영수증ㆍ전통시장ㆍ대중교통 이용금액이 신용카드 공제 항목에 들어간다.
올해 총급여(식비 등을 뺀 월급과 상여금의 합)가 4,270만원인 황씨는 올해 1~9월 신용ㆍ체크카드ㆍ현금영수증ㆍ전통시장ㆍ대중교통 이용에 총 1,586만원을 썼다. 신용카드 공제는 신용카드 등의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해야 가능하며, 초과한 금액의 15~30%를 최종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황씨는 총급여의 25%(1,068만원)를 초과해 사용한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이 517만원이며 이 중 30%인 155만원을 비용으로 인정받았다.
연말까지 황씨가 공제한도 300만원을 채우려면 사용액의 30%를 공제해주는 체크카드(신용카드는 15%)로만 소비하는 게 유리하다. 신용카드로 나머지 공제한도를 채우려면 912만원을 써야 하지만, 체크카드는 482만원으로 훨씬 줄어든다. 만약 황씨가 체크카드로 두 달 동안 300만원 정도 쓴다고 가정하면 공제금액이 155만원에서 245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황씨(기본공제와 건강보험료 공제만 받은 경우)는 내년 3월 토해내야 하는 세금이 22만원에서 7만원으로 줄어든다. 어차피 돈을 써야 한다면 체크카드로만 소비하는 게 절세에는 훨씬 도움이 되는 셈이다.
연금저축 가입해라
단기간에 세금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금융사에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저축은 최소 5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며, 퇴직연금은 회사가 아닌 개인이 별도로 가입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이다. 최대 700만원(연금저축 400만원)의 15%(총급여 5,500만원 이하ㆍ5,500만원 초과자는 12%)인 105만원까지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연간 납입금액 기준으로 혜택을 적용하는 만큼 한번에 목돈을 넣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황씨가 일시납으로 연금저축 계좌에 400만원을 넣으면 6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만약 남은 두 달 동안 체크카드 사용액을 늘려 신용카드 공제로 245만원을 받고 연금저축 가입으로 6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내년 3월 총 50만원의 세금을 돌려 받게 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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