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마비 푸는 데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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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마비 푸는 데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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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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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돼 있다.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사실상 고립된 상태다. 하야와 탄핵을 외치는 집회와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한편으로 국민은 분노 못지 않게 국정 혼란에서 빠져나올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여야 정치권이 지금의 비상한 시국에 정치력을 발휘해 조속한 위기 타개에 나서야 하지만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제 역할을 못하는 형편이다. 모든 정치주체가 이 초유의 혼란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지금, 나라의 위태로운 운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이 비상시국에 새누리당의 자중지란은 목불인견이다. 당내 비주류는 31일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며 연판장을 돌리고, 당 대변인을 비롯한 일부 당직자는 사표를 냈다. 그런데도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중심의 지도부는 “난국을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버티고 있다. 총체적 난국에 처한 당과 정국을 이끌어 갈 역량과 지도력, 도덕적 정당성마저 갖지 못한 친박계 지도부가 사태 수습의 주체가 되겠다니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박 대통령을 옹호하기 바빴던 이 대표나 국정감사 등에서 최순실 방어에 급급했던 친박계가 반성과 사죄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당을 어떻게 결속시키고, ‘최순실 부역자’를 솎아 내라는 야당과 협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와 친박계 지도부는 마땅히 2선으로 물러서고, 지도력을 갖춘 인사가 중심이 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거국중립내각 및 특검 구성 등 야당과의 협상을 이끄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조속히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국정 혼란의 장기화를 막을 수 없다.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거국중립 내각구성과 관련해 야당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 할 정진석 원내대표가 야당 자세를 비난하며 파행에 앞장선 것도 안타깝다.

야당의 거국내각 오락가락도 꼴불견

물론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강력히 주장하다가 막상 여당이 전격적으로 수용하자 급히 뒷걸음질을 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자세도 납득하기 어렵다. “특검 구성과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등의 이유와 조건을 앞세우는 야당의 태도는 국민 분노를 빌미로 한 정치공세로 비친다. 설사 여당의 제안이 국면 전환 의도를 깔고 있다고 해도 야당이 요구하는 수순을 차곡차곡 밟아 나갈 정도로 지금 시국이 한가하지 않다. 헌법과 법 위반 혐의가 짙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이 상당 기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마당에 국정 공백을 방조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의 눈에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야당이 국정 혼란의 장기화를 은근히 즐기는 듯한 인상밖에 주지 못한다.

거국중립내각이든, 책임총리제든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내각과 특검 구성은 당연히 여야 협상이 동시에 다뤄야 할 사안이다. 여야 모두 국정 운영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눈앞의 이해득실을 따질 상황이 아님을 명심해 적극적 대화에 나서는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박 대통령, 국정공백 타개 방안 밝혀야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거국중립내각이나 책임총리제 등 비상내각 구성과 대통령 권한 위임방안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 여야 협상의 디딤돌이 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적극적 수사협조 의지도 피력해 마땅하다. 여느 권력형 비리사건과 달리 대통령이 의혹의 대상이 된 지금 모든 정치주체가 국가 안위를 고려한 정치를 앞세워야 하며, 그 실마리는 대통령이 풀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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