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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비만인 부모님, TV 끄고 함께 운동하세요

입력
2016.10.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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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에 체중 관리하면 키 크면서 비만 호전

자녀와 함께 야외 운동ㆍ식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자녀의 비만이 걱정된다면 부모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녀의 비만이 걱정된다면 부모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만 좀 먹어. 누굴 닮아서 많이 먹니?”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경진(7ㆍ여)는 엄마에게 들었다. 경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넌, 너무 뚱뚱해.” 언니의 결정적 한 마디에 경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언제는 잘 먹어서 예쁘다고 해 놓고서는. 엄마 미워.” 경진이는 울면서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엄마 아빠 언니 모두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식사를 계속한다.

자녀의 비만을 해결하려면 부모와 가족이 변해야 한다. 비만 치료는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비만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의지가 약하고 인내심이 부족하다. 부모와 가족의 이해와 노력이 동반돼야 소아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데 위 사례처럼 문제해결은커녕 상태를 악화시키는 부모가 적지 않다.

아이들이 치킨 피자 떡볶이 아이스크림 초콜릿을 먹지 않고 살순 없다. 먹는 횟수와 양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아이가 잠든 후 가족들이 치킨 피자 라면 등으로 야식을 즐기는 것도 삼가야 한다. 야식 먹는 횟수가 늘면 아이는 자기 몰래 다른 가족이 야식을 먹을 걸 확인하고 절망한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심한 박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여자 어린이의 경우 이런 일이 지속되면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체활동 적은 부모 본받아 아이도 비만”

아이가 뚱뚱하다고 강제로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야단치면 안 된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고도비만이 아니라면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수준으로만 관리하면 키도 자라기 때문에 체중감량보다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살이 쪘다고 해도 어린이는 1년에 평균 3~4㎝씩 키가 자라므로 성장속도로 인해 비만 정도가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이 걱정된다고 음식섭취 자체를 박탈하면 안 된다.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비만인 어린이는 집에 있으면 주로 누워있다. 소아비만을 해결하려면 누워있거나 움직이지 않으려는 습관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이 가정에서 TV, 컴퓨터, 스마트폰에 빠져 있으면 문제다.

이기형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비만을 해결하려면 가정 생활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소파에 누워 TV만 보는 아빠,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보는 엄마가 있는 한 소아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원경 서울성모병원 소아과 임상교수는 “TV 시청 시간을 하루에 2시간 이하로 하고, 하루에 1시간 이상 움직여야 된다”고 말했다.

“운동 강요하지 말고 함께 운동을”

일단 자녀의 살을 빼겠다고 결심했다면 부모는 일관되게 행동해야 한다. 생일이라고, 밥하기 귀찮아 패스트푸드를 사주면 아이는 기회를 엿본다. 박 교수는 “라면 먹을 때 국물을 최대한 먹지 않는 등 패스트푸드를 먹더라도 영양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탄산음료보다 과일이 왜 몸에 좋은지 등을 자녀 눈높이에 맞춰 계속 설명하면 자녀의 식습관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비만 해결을 위해서는 식이관리와 함께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비만 자녀들은 운동하기를 싫어한다. 무조건 운동을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자녀와 함께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줄넘기, 산책 등 되도록 야외활동이 좋다. 이 교수는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격렬한 운동보다 적당히 땀 날 정도로 하루 1시간, 일주일 3~5회 정도를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비만이 아니면 생활습관, 식이관리, 적정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급성장기 내 체중이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으면 키가 자랄 수 있다”며 “여자 어린이는 10~12세, 남자 어린이는 12~14세에 많이 성장하기에 이 시기에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전에는 부유층 자녀들이 비만이었지만 최근 저소득층 자녀들의 비만이 심각하다”며 “어린 시절에 비만에 노출되면 어른이 된 뒤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크므로 부모가 소아비만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비만도별 운동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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