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총장, 개정 안건 상정
학내이사 4명 추천ㆍ선임 가능
“구성원 의견 반영” 긍정 반응
현직 이사회가 신임이사를 뽑는 ‘셀프 선임’ 지적을 받아 온 서울대가 평의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사 선출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31일 서울대에 따르면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 운영 규정 개정’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이사후보초빙위원회(초빙위)의 신임이사 선출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으로 구성된 평의원회 측 초빙위원의 추천권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 이후 초빙위에서 2~3배수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최종 선임하는 방식으로 신임이사를 뽑았다. 하지만 초빙위가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5명과 평의원회 추천 2명으로 꾸려진 탓에 신임이사 선출이 사실상 기존 이사회의 입김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는 2년 뒤 신임총장도 뽑을 예정이라 평의원회의 반발이 더욱 컸다.
이번 개정안은 평의원회 측 초빙위원 2명이 전체 이사진 15명 중 학내이사 4명을 추천하고 이사회가 이 의견을 따라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규정에는 평의원회 측 초빙위원의 학내 이사 추천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았다. 서울대 이사회는 학외인사 8명과 학내인사 7명으로 짜여 있다. 김형준 평의원회 의장은 “이번 안건이 통과하면 이전보다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좀더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내달 예정된 신임이사(6명) 선출 때부터 적용된다.
그 동안 서울대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는 정관을 개정해 이사 선임방식을 변경할 것을 수 차례 요구해 왔으나 번번히 무위에 그쳤다. 이날 교수협의회가 성 총장 임기 2년을 맞아 공개한 ‘총장 직무수행 정기평가’ 결과에서도 이런 부정적 여론이 반영됐다. ‘총장 및 이사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서울대 교수들은 5점 만점에 각각 1.93, 1.92점을 매겨 사실상 낙제점을 줬다.
직무수행 평가는 9월 13~30일 서울대 전임교수 2,110명을 상대로 실시됐으며 996명이 응답했다. 교수들은 총장의 전체적인 직무수행 능력 만족도(5점 만점) 역시 2.11점을 줘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교수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별 공약은 연구환경 및 지원체계 개선(35.4%), 제도ㆍ행정 개선을 통한 거버넌스 재정립(18.7%), 학부 및 대학원 교육강화(17.8%) 등이었는데 만족도는 평균 2.41점이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대학 자율성과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려면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인화법이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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