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서식 어려울 정도로 악화
퇴적물서 발암물질 비소 검출
강정마을회ㆍ제주도 3년간 조사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건설된 이후 주변 바다의 수질이 생물 서식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는 등 해양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정마을회는 제주도와 협의해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강정해역의 해양생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양환경 훼손이 우려할 정도로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3년 동안 연간 4번씩 분기별로 진행될 예정이며, 지난 6월과 8월 2회에 걸쳐 제주해군기지 사후환경영향평가 조사지점, 강정천 하구, 강정항 인근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강정마을회가 공개한 중간조사결과에 따르면 강정천과 인접한 연안의 평균 수심은 해군기지 건설 이전 5~6m에서 현재 2.5~3m로 절반 이상 낮아졌다. 이로 인해 COD(화학적산소요구량)가 8.1㎎/ℓ(4등급)로 치솟아 생물이 살기 어려운 수질이 됐다.
특히 퇴적물에는 1급 발암물질이자 맹독성 물질인 비소(As)가 기준치의 4배를 상회하는 6.345㎎/ℓ로 검출됐다.
제주해군기지 동방파제 일원과 남방파제 해수유통구가 있는 지역 역시 퇴적물의 급증과 함께 각종 중금속들이 주의기준치에 해당하거나 일부 항목은 주의단계를 넘어 관리기준에 육박하는 결과가 제시됐다고 강정마을회측은 설명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책위원장은 “1,850m에 이르는 제주해군기지 방파제는 조류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각종 부유물질이 먼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연안에 퇴적되는 현상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었다”며 “퇴적물 증가는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 변화 정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고, 퇴적물의 부패로 인한 수질악화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올들어 강정천 은어 개체 수가 급감한 것은 이런 해양생태환경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겨우 2회에 걸친 조사결과이었음에도 충분히 우려할만한 상황으로 강정바다가 훼손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또 “당장 저서생물과 산호류와 해조류 그리고 어류 등 해양서식 동ㆍ식물군들이 눈에 띄게 출현종수나 개체수가 급감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퇴적물의 증가에 따른 생태환경변화는 강정해역에 서식하는 생물군에 반드시 머지않아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만큼, 특별한 감시와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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