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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결국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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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결국 민중”

입력
2016.10.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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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가운데) 서울시오페라단장과 고선웅(왼쪽) 연출가와 나란히 앉은 구자범 지휘자가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맥베드’ 설명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용(가운데) 서울시오페라단장과 고선웅(왼쪽) 연출가와 나란히 앉은 구자범 지휘자가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맥베드’ 설명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오페라단이 ‘맥베드’를 11월 24~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연극 연출가 고선웅(48)의 오페라 데뷔작이자 한동안 클래식 음악계를 떠났던 지휘자 구자범(46)의 정식 복귀작이다.

연극뿐 아니라 창극, 뮤지컬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히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고 연출가는 31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작품설명회에서 “‘또 다른 맥베드’를 만들어내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한 경외감은 여전하다”며 그는 “다만 오페라는 높은 극의 완성도에 비해 시각적으로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연극을 연출했던 사람으로서 배우 동선이나 드라마틱한 연출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추행 누명을 쓰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직에서 사임 후 3년 6개월 만에 정식 무대에 복귀하는 구자범 지휘자는 “베르디가 해석한 맥베드가 주는 감동은 원작 맥베드의 감동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맥베드’는 시대의 끔찍함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등을 언급하며 “베르디가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합창단을 등장시키는데 이는 결국 ‘권력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민중’이라는 메시지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구자범 지휘자는 국내 데뷔 전 유럽 무대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활동했으나 국내 무대에서는 주로 교향곡을 지휘해 왔다. 지난 5월 서울국제음악제를 통해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기대를 모았으나 류재준 예술감독과의 갈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드’는 자신이 모시던 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르는 맥베드와 맥베드 부인을 중심으로 인간의 잔인함과 욕망을 다룬다. 가장 화려하고 매혹적인 작품으로 평가됨에도 많은 무대 장면 전환 및 대규모 편성의 합창과 오케스트라 등이 필요해 무대에 올리기 쉽지 않았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은 “탐욕이 조장되며 악함에 무뎌지고 중독돼 가는 시대에 셰익스피어가 주는 경고를 다시금 새겨야 한다”고 맥베드를 택한 배경을 밝히며 “두 사람의 당대 예술가가 있어 이 작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리톤 양준모ㆍ김태현이 ‘맥베드’ 역에, 소프라노 오미선ㆍ정주희가 ‘맥베드 부인’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80명 합창단원과 70명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 무대에 선다. (02)399-1000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오페라 ‘맥베드’는 구자범(왼쪽)과 고선웅이 각각 지휘와 연출을 맡아 화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오페라 ‘맥베드’는 구자범(왼쪽)과 고선웅이 각각 지휘와 연출을 맡아 화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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