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31일 오후3시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씨는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3시 정각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감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스카프를 한 채 얼굴을 가린 최씨는 손으로 입을 막고 차량에서 내렸다.
최씨는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울먹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밀려드는 취재진에 밀린 최씨는 걸어가다가 균형을 잃고 주저앉아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현장에서 “최순실 구속, 박근혜 하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최씨는 청사를 통과하면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으며, 조사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국민 여러분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변호인으로서 조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공황장애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전날에는 서울시내 호텔에서 묵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면서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대 기금을 강제 모금하는데 관여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중요 문건을 태블릿PC에 보관해 불법적으로 넘겨 받고, 부당하게 국정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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