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베트남의 경제 수도 호찌민에 첫 지점을 낸 것은 2011년 6월이다. 지점 설립 5년여가 지난 현재 호찌민 시내 금호아시아나플라자 3층에 자리를 잡은 호찌민 지점에는 국내에서 파견된 주재원 4명과 현지 직원 17명 등 총 21명이 근무하며 베트남에 국민은행의 이름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 호찌민 지점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주 고객 군으로 삼아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데, 국민은행이 진출한 해외 점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다.
호찌민 지점이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지점 설립 이후 실적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4년 총 자산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시련이 찾아왔다. 국내 은행들의 베트남 진출이 활성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특유의 ‘발로 뛰는 영업’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지난해부터 호찌민을 중심으로 인근에 진출한 우수 국내 기업 200곳을 선정해 직접 사무실과 공장 현장을 발로 뛰며 고객 유치에 힘썼다. 우량 기업이라면 차로 왕복 3시간 걸리는 거리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노력 끝에 호찌민 지점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주요 대기업과 협력업체, 중견ㆍ중소 기업을 주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호찌민 지점의 총 자산은 1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대출규모 역시 7,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1% 증가해 조만간 1억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호찌민 지점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규모 확장을 모색 중이다. 일단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국민은행 사무소를 지점으로 확대 전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베트남 경제의 두 축인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현지인까지 마케팅 대상을 넓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현지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직원의 서비스 수준이 높아져야 앞으로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호찌민 지점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 5년 만에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기업과 네트워크도 구축해 서서히 현지화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