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코파이 情’은 베트남에서 ‘국민 파이’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오리온은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 누적 매출 1조원도 돌파했다.
1995년 초코파이를 수출하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2006년 호찌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세워 베트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2009년에는 하노이에 파이, 비스킷의 주요 시장인 북부 지역을 겨냥한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베트남 내 입지를 굳혔다. 이를 기반으로 오리온은 2007년 267억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0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14년에도 1,50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베트남에서의 고성장은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들이 이끌고 있다. 초코파이는 현지 파이 시장에서 38%를 차지하고 있다. 제사상에도 오를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포카칩’, ‘고래밥’, ‘오!감자’ 등 스낵류 역시 베트남 매출에서 25% 안팎을 차지하면서 핵심 제품으로 성장 중이다.
오리온은 2009년 스낵과자 ‘투니스’를 출시한 후 베트남의 ‘동천왕 설화’를 본뜬 제품 마스코트를 활용한 인형극을 제작했다. 현지 초등학교를 돌며 인형극 공연을 펼쳐 투니스의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국내에는 없는 독특한 맛을 개발한 현지화 전략도 통했다.
한국식 ‘정(情)’ 영업 전략을 펼쳐 베트남 시장을 개척한 대목도 눈에 띈다. 대부분의 베트남 소매점은 전형적인 슈퍼마켓 형태로 수많은 제품들이 무질서하게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오리온 영업사원들은 거래처를 방문할 때마다 진열대를 청소하는 등 차별화한 영업활동으로 매장 점주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오리온은 나아가 현지 3,000여곳의 감자농가와 계약을 맺고 연간 1만톤에 달하는 감자를 감자스낵 생산에 사용하면서 현지 농가 소득 증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은 지리적 이점을 살려 인근 동남아 국가와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도 제품을 수출, 매출의 14%를 거두고 있다”며 “아세안 국가를 넘어 인도차이나 반도, 중동 지역으로 뻗어나가는 핵심 수출 전초기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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