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6%대 고성장 질주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베트남이 질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6.6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6%대 고성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베트남은 10여 년 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무서운 속도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빨아들이며 제조업 생산기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런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30일 베트남 투자청에 따르면 1~7월 외국인의 베트남 직접 투자(FDI)는 2,068건에 총 129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투자 건수는 46.7%, 투자금액은 46.9%가 증가했다.
이중 한국의 투자는 681건 42억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의 3분의 1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15억 달러) 삼성 연구개발센터(3억 달러) 태광산업(1억7,000만 달러) 우영전자(1억3,000만 달러) 등이 잇따라 굵직한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건수와 금액에서 2위 일본(312건ㆍ13억7,000만 달러)이나 3위 싱가포르(152건ㆍ13억9,000만 달러)가 범접하지 못하는 독보적인 1위다. 한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미국, 중국, 홍콩에 이어 4번째 투자 대상국이다.
누적 투자 현황을 봐도 한국은 5,453건 총 488억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 그 동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투자국으로 군림해온 일본(3,154건ㆍ402억 달러)을 추월했다. 삼성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현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구축했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경제발전과 무역수지 흑자 실현에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이 대기업들에게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엔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투자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개별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폐쇄된 개성공단의 입주기업 중에서도 수십 곳이 이미 베트남으로 향했거나 진출을 모색 중이다.
베트남 투자기획부가 파악한 한국 기업 숫자는 2014년 4,042개에서 지난해 말 4,619개, 올해 7월에는 5,400여개로 급속히 증가 중이다. 현지인을 내세운 간접 투자까지 합치면 베트남으로 달려간 한국기업은 1만개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ㆍ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2월 발효돼 당분간 베트남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한국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에 등극한 신한은행 베트남북부지역의 김재준 본부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둔화하는 추세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중부지방 등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베트남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노이=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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