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거녀 살해 후 시신 훼손ㆍ유기한 40대 구속

알코올 중독자인 동거남 “홧김에 범행” 진술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40대가 2달여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살인·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이모(47)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8월 안양시 동안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동거녀 A(38·여)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인근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씨는 지난 27일 오후 3시쯤 술에 취해 "사람을 죽였는데 자수하고 싶다"고 경찰에 신고해 경찰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심경 변화를 보이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 주거지에서 혈흔반응을 확인, 이씨를 긴급체포하고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지목한 시신 유기 장소에서 A씨로 추정되는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 이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면서 알코올중독자로 동거녀와 술을 마시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동거녀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나를 무시하는 말을 해 홧김에 죽였다"고 진술했다. 그 동안 A씨는 단순 가출로 처리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일시를 조사하는 한편 나머지 시신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