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곳 중 1곳은 영업적자
작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액이 3%나 급감했다. 경제 성장의 첨병인 제조업 매출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인데, 전체 업종 매출액 감소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저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금융회사를 제외한 영리기업 57만4,851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 발표한 ‘2015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2014년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2013년 2.1%에서 2014년 1.3%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0%대 초반으로 급락한 것이다.
여기엔 제조업(13만748개 기업)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2014년 -1.6%로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2014년 -0.4%에서 지난해 -4.7%로 크게 나빠진 탓이다. 업종별로는 석유ㆍ화학이 15.2%나 급락했고, 금속제품도 6.8%가 하락했다.
비제조업(44만4,103개 기업) 매출액도 전년(4.1%)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는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부동산ㆍ임대업이 23.2% 급증한 반면, 전기가스 업종은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의 영향으로 10.8%가 하락했다.
매출 성장세는 하락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덕에 기업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다. 지난해 전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은 4.7%로 2014년(4.0%)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빚을 가진 기업 3곳 중 1곳은 여전히 수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31.5%로 집계됐는데, 수치로는 약 8만6,700개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전체의 26.6%에 달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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