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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대선 열흘 앞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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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대선 열흘 앞 파장

입력
2016.10.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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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FBI 국장 “새 이메일 존재”

법무부 반대 무릅쓰고 수사 착수

클린턴 측 “불기소 바뀌진 않을 것”

공화당 상ㆍ하원 선거엔 호재 예상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결정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결정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민주당 완승 분위기로 흐르던 2016년 미국 대선 구도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8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의혹 재수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역전 발판을 잡은 듯 강공에 나섰고, 클린턴 진영은 뜻밖의 악재에 전전긍긍하며 파문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28일 미 의회 감독위원회 지도부에 보낸 서신에서 클린턴 이메일 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이메일 중에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재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새로운 이메일의 내용은 물론이고 기밀 정보가 포함돼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추가 수사를 끝내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예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미 국장이 언급한 추가 이메일은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과 전 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이 함께 사용한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와 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위너 전 의원은 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FBI의 재수사 결정은 ‘의혹이 있으면 즉각 조사한다’는 원칙론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을 불과 열흘 남긴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파장을 낳고 있다. 당장 FBI의 상급기관인 미 법무부는 선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재수사에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와 클린턴 진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는 28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트 유세 도중 FBI의 재수사 소식을 듣고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큰 뉴스”라고 반겼다. 그는 청중에게 “클린턴의 부패는 우리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규모다. 그가 범죄 계략을 갖고 백악관에 들어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공격했다.

FBI의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결정을 반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
FBI의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결정을 반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

트럼프는 또 29일 FBI결정에 법무부가 반대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이를 오바마 정권이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이 클린턴을 위해 FBI의 수사를 막으려 했다”며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린치 장관이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공화당도 대선 승리는 불투명하지만, FBI 재수사가 상ㆍ하원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화당을 지원하는 슈퍼팩인 ‘상원 리더십 펀드’의 이안 프라이어 대변인은 “현재 상원 선거에서 6개 주가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며 “FBI 재수사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클린턴 진영은 클린턴과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이 모두 나서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클린턴은 아이오와 유세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FBI의 결정이 명백한 불법행위를 포착해서가 아니며 의혹 제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클린턴은 “이메일 내용이 무엇이든 FBI가 7월에 내린 불기소 처분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데스타 본부장은 29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그 이메일이 뭔지 알지도 못하고 있으며, 코미 국장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으로도 이야기한다”며 “이런 일이 선거를 11일 앞두고 나왔다는 게 괴이하다”고 공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FBI이 결정이 막판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여전히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훨씬 높게 전망하고 있다. 예측시장에서도 FBI 재수사 방침 발표 이전에 비해서는 10%포인트나 낮아졌지만, 여전히 7대3 비율로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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