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어닝 시즌(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5곳 중 2곳꼴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겪은 것으로 나타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현재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이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78곳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기업이 46곳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10% 넘게 미달(적자전환ㆍ적자확대 포함)하는 어닝 쇼크를 겪은 기업이 삼성전자, 삼성SDI, OCI 등 30곳에 달했다. 이는 그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기업 중 2곳꼴로 어닝쇼크를 면치 못했음을 의미한다.
당초 7조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기대됐던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여파로 흑자폭이 기대치에 30.1% 모자란 5조2천억원에 그쳤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사태와 관련된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이 전망치의 2배 수준인 1,104억원에 달했다.
쌍용차도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OCI는 영업이익이 2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386억원)를 94.3% 밑돌아 흑자회사 중 영업이익 괴리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로템(-72.1%), 에쓰오일(-57.9%), LG상사(-55.2%), 금호석유(-54.4%), 삼성전기(-50.4%), 테크윙(-39.8%), 롯데정밀화학(-36.5%), 현대미포조선(-36.1%), GS건설(-33.6%), LS산전(-32.5%)도 영업이익 괴리율이 30%를 넘었다.
이밖에 파업사태에 휘말렸던 현대차(-14.2%) 외에 녹십자(-14.2%), 효성(-12.3%), 에스원(-11.4%), LG화학(-10.9%), SK이노베이션(-10.5%)도 어닝쇼크 기업군에 속했다.
반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기업은 32곳이다.
기대치보다 10%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낸 곳은 하나금융지주(40.3%), 뉴트리바이오텍(31.0%), 삼성엔지니어링(30.7%), KB금융(16.1%), 신한지주(15.8%), LG이노텍(15.7%), 포스코(14.1%), 삼성물산(12.8%) 등 13곳에 그쳤다.
이 때문에 올해도 3분기를 지나면서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양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들이 2011년부터 1분기와 2분기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서 3분기부터 꺾이는 흐름을 보였는데, 올해도 이런 추세를 탈피하지 못해 실망감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애초 기대치보다 실적이 준 것은 높아진 눈높이도 원인 중 하나이지만 갤노트7 단종, 현대차 파업, 한진해운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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