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을 일으켰던 현대증권이 41년 만에 증시를 떠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KB투자증권, 현대증권은 내달 1일 합병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각각 개최한다.
세 회사는 이번 이사회에서 KB금융의 100% 완전 자회사로 전환된 현대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기존 100% 자회사인 KB투자증권을 소멸법인으로 하는 내용의 합병을 결의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정관 변경 등을 통해 합병의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금융당국의 합병 인가, 12월로 예상되는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통합 'KB증권'이 내년 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일정대로 통합 작업이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와 NH투자증권(4조5,500억원)에 이은 업계 3위의 대형 증권사(3조9,500억원·양사 자기자본 단순 합산)가 탄생하게 된다.
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내달 1일 자로 상장 폐지된다.
현대증권의 전신인 국일증권이 1975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지 41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현대증권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 코리아 펀드'를 출시해 펀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국내 금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13년 12월 매각을 결정하면서 영업력에서 유무형의 타격을 받아왔다.
현대증권은 작년 10월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에 넘어갈 뻔했다가 매매계약이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K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통합 증권사의 새 수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선 통합 초기인 만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업계 출신의 새 사장 선임 및 KB금융 내 인사의 신규 선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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