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2명 진실ㆍ1명 판독 불가
결과 엇갈려 수사에 영향 못줘
전북 익산에서 이웃 주민들이 길 잃은 애완견을 잡아 먹은 사건과 관련, 경찰이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정확한 사건 경위는 나오지 않고 있다.
28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주민 조모(73)씨 등 피의자 4명 중 3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2명은 진실, 1명은 판독 불가 판정을 받았다. 거짓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조사 결과가 엇갈려 수사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씨 등 3명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살아있는 개를 잡아먹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 피의자, 목격자 등 참고인 10여명을 불러 조사하고, 사건 현장을 지난 시내버스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했지만 사건 경위를 정확히 밝혀낼 핵심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지난달 28일 정오쯤 피의자 조모(73)씨 등 4명이 마을회관에서 실종된 개 ‘하트’(10년생)를 트럭에 실어와 먹었고,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개가 생존해 있는 것이 목격된 사실 뿐이다. 개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30분 동안 주민들 주장처럼 자연사했는지, 아니면 개주인의 주장대로 개를 둔기로 때려 잡아먹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개가 주민들에게 먹히기 전 살아있었는지 아닌지에 따라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개가 살아있었다면 주민들은 동물보호법에 저촉되지만, 죽어 있으면 숨진 개를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적용된다.
앞서 지난달 26일 전북 익산에서 실종된 잉글리시 쉽독 ‘하트’는 이틀 후인 28일 익산의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조씨 등 4명에게 보신용으로 잡혀 먹혔다. 개 주인은 주민들이 살아있는 개를 둔기로 때려 잡아먹었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물 학대 혐의적용은 개를 먹기 전 생사여부에 달려있다”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철저한 추가조사를 통해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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