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청 사진담당 공무원 김인호(54)씨가 2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아我! 노고단의 사계 사진전을 연다. 전시 장소는 전남 구례군의 천년 고찰 화엄사 경내의 「보제루」다.
김씨는 중학생 때 아버지로 받은 카메라로 소풍 때면 친구들의 얼굴도 찍고 굽이 흐르는 섬진강과 구름 옷을 입은 지리산 모습을 필름에 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퇴직한 아버지를 이어 군청에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그는 시골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농사 한 번 지어 본 적 없는 ‘사진쟁이’다.
지리산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운해와 안개에 가려진 지리산은 신비롭지만 그가 주목한 것은 항상 산의 원형 또는 민낯이다. 김씨가 산의 골기(骨器)를 잡아내는 눈썰미는 어느 누구보다 탁월하다. 그가 지금까지 산을 1,000번 이상 오르며 지리산과 구례를 기록해왔다.
지금도 김씨의 발걸음은 주말이면 산을 향한다. 이전에는 20kg이 넘는 삼각대와 필름 카메라를 짊어지고 올랐지만 이제는 단출하게 ‘디카’ 들고 산을 오른다. 누군가 묵묵하게 평생 흙을 마주하고 농사를 짓듯 그는 카메라 가방을 매고 지리산에 오른다.
이번 사진전은 짙어가는 단풍도 구경하고 지리산의 사계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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