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14> 백△ 때 이세돌이 1로 코붙이는 기발한 묘수를 구사해서 결국 3, 5로 잡혀있던 흑돌이 거꾸로 백돌을 잡고 살아갔으니 바둑은 당연히 단박에 역전이다.
박정환이 6으로 한 칸 뛰어서 대신 상변 흑돌을 잡자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것도 잘 안 된다. 이세돌이 7로 끼운 게 수습의 맥점이다. 8부터 12까지 피차 외길 수 순을 거친 다음 흑이 13으로 단수 쳤을 때 백이 7이 놓였던 자리를 이을 수가 없다. <참고도>처럼 진행해서 백이 오히려 잡힌다.
박정환이 궁여지책으로 계속 패감을 써가면서 14, 20, 26으로 마지막 몸부림을 쳐 봤지만 이세돌은 19, 25, 31이 모두 자체 패감이다. 패감이 다 떨어진 박정환이 할 수 없이 32로 이었지만 이세돌이 33으로 내려서자 침통한 표정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얼른 돌을 거뒀다. (15 21 27 32 … 7, 18 24 30 … △) 173수 끝, 흑 불계승.
이세돌이 43기 명인전 결승 5번기에서 박정환을 3대 1로 물리치고 35, 36, 40기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끝>
박영철 객원기자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하는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해설을 마칩니다. 31일(월)자부터는 최근 국내외 주요 기전 명승부 기보 해설과 대국 현장 소식을 전하는 ‘박영철의 관전 노트’를 새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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