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빅3’ 제약사의 3분기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했다. 매출액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나타낸 녹십자, 유한양행과 달리 한미약품은 외형과 수익성 부문에서 모두 뒷걸음질 쳤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3 제약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최소 28%에서 많게는 60% 이상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에도 제약업계 매출 1위를 고수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59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와 84% 줄었다. 영업이익은 159억원, 46억원이다.
녹십자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했다. 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3,2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8% 줄어든 346억원, 순이익은 60.4% 감소한 229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 녹십자 등이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한 데에는 연구개발(R&D) 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 녹십자는 약 39% 증가했다. 녹십자 측은 “연구개발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며 “순이익의 경우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작년 3분기 대비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빅3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액은 18.1% 감소한 2,197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37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한미약품의 실적이 악화한 데에는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 감소와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이익이 유입됐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에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수출 계약금이 반영돼 감소폭이 두드러진 탓이다. 한미약품의 당시 영업이익은 357억원에 달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연구개발비도 1.6%가량 줄었다. 다만 절대적인 수치로는 셋 중 가장 컸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의 19.4%인 42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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