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ㆍ원희룡ㆍ박원순ㆍ안희정
여야 잠룡 4인 포럼서 제시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27일 여야 대선잠룡들이 한 자리에 모여 리더십 공백의 해법은 협치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전제로 한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쇄신, 협치형 총리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통치권한 이양 등이 거론됐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제1회 국가정책포럼에서 ‘협치는 가능한가’를 주제로 마주앉았다.
남 지사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여당인 새누리당 대표의 ‘공동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남 지사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실종됐고 거의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제게 대통령으로 이 문제를 풀 권한을 준다면 여야를 넘나드는 협치형 총리를 국회에 요청해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총리와 비서실장을 포함한 비서진을 전면 개편한 후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새로운 여당 대표를 선출, 그와 야당 대표가 만나 협치형 총리를 위한 합의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의 거취를 포함한 결단을 언급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이 본인의 거취와 앞으로의 국가운영 방식에 대해 심사숙고 하고 나서 협치적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중 어디까지를 내놓아야 국민들이 납득할지 판단해 자기를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인사인 박 시장과 안 지사는 진상규명에 방점을 찍었다. 박 시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이라며 “대통령의 탈당도 필요하다. 당에 남아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대통령 본인이 진실을 구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이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성실하게 따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대통령은 야당과 의회,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 국회가 요구하는 진상조사에 철저히 따라가겠다 선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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