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패산 총격범 사제총기 재현… 탕, 7m 거리 맥주병이 산산조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패산 총격범 사제총기 재현… 탕, 7m 거리 맥주병이 산산조각

입력
2016.10.27 20:00
0 0

살상력 검증 위한 발사실험서

“사람 장기 뚫는 수준” 위력 입증

경찰이 27일 오패산터널 총격 범행에 사용된 사제총기를 본 떠 제작한 총을 쏘자 불꽃과 함께 총알이 발사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피의자 성병대가 사용한 사제총의 위력을 실험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경찰이 27일 오패산터널 총격 범행에 사용된 사제총기를 본 떠 제작한 총을 쏘자 불꽃과 함께 총알이 발사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피의자 성병대가 사용한 사제총의 위력을 실험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탕!’

총알이 발사될 때마다 우면산 일대에 짧고 굵은 굉음이 퍼졌다. 숨죽여 지켜보던 이들도 맥주병을 관통하는 총기 위력에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알루미늄관을 대충 붙여 만든 사제총은 7m 떨어진 맥주병 목을 5차례나 날렸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을 너끈히 죽일 수 있는 위력”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다소 이례적인 총기발사 실험이 진행됐다. 지난 19일 오패산터널 총기난사 사건 당시 피의자 성병대(46)가 고 김창호 경감을 숨지게 한 사제총의 살상력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마련한 자리였다.

경찰은 성병대와 유사한 방식으로 총기를 제작했다. 총열 기능을 하는 알루미늄 파이프 1개를 철제 막대에 덧대 모형을 완성했다. 성병대는 파이프 10여개를 나무막대에 고정해 2,3발씩 연발이 가능하게 했지만 이 경우 정확한 속도 및 파괴력 측정이 어려워 단발 발사로 바꿨다.

이날 합판ㆍ유리병 등에 총을 쏘아 관통력을 측정하는 실험은 총 13차례 실시됐다. 사제총의 위력은 사람 피부와 비슷한 탄력을 가진 두께 47㎝의 젤라틴 블록 관통실험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3m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알은 최대 34㎝ 깊이로 블록을 파고들었다. 안동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만약 사람 몸이었다면 갈비뼈에 박히지 않는 이상 심장을 터뜨릴 수 있는 강도”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성병대가 사용한 사제총의 위력은 권총에 못 미쳤으나 살상력은 충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동환 국과수 총기연구실장은 “일반 권총과 비교해 3분의2 정도 관통력을 보였다”며 “사람 장기는 당연히 뚫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을 보고 만든 조악한 총이지만 관리되지 않을 경우 무서운 범행도구로 쓰일 수 있는 셈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성병대가 “사망 경찰이 독살됐다”고 주장하는 등 계속 피해망상 증세를 보이자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병원과 교도소로부터 그의 진료기록을 받아 정신질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살인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성병대를 구속한 경찰은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28일 서울북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