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진료비 중 비중 11%→28%
70세 이상 노인 인구의 의료기관 진료비가 최근 13년 동안 7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같은 기간 국민 전체 진료비에서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5배 가까이 늘어나 30%에 육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27일 공개한 2002~2015년 진료비 심사 통계에 따르면 2002년 2조1,544억원이었던 70세 이상 진료비 규모는 지난해 16조2,326억원으로 7.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민 1인당 평균 진료비 증가율 2.8배(40만9,000원→114만9,000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심평원이 집계한 진료비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비용(보험급여+본인부담금)이어서, 건보 혜택을 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와 건강보험과는 별개 계정으로 운영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까지 합하면 노인 의료비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전체 진료비에서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11.30%에서 지난해 27.98%로 급증했다. 지난해 이 연령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8.9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2002년엔 60대(16.93%) 50대(15.30%) 40대(15.3%) 30대(12.65%) 9세 이하(14.15%)에 못 미쳤던 수치가 13년 만에 모든 연령대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반면 저출산 여파로 9세 이하 진료비 비중은 같은 기간 14.15%에서 6.77%로 크게 줄어 대조를 이룬다.
노인 법정 연령인 65세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지난해 노인 진료비는 21조3,615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6.8%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 가입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12.3%)의 3배에 달한다. 임현정 심평원 의료정보관리부 차장은 “노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임종 직전 환자나 치매 환자는 입원ㆍ치료 과정에서 고액의 진료비가 발생한다”며 “만성질환 관리비용, 암ㆍ치과 부문의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도 노인 진료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향후 고령화 심화로 건보 급여 지출 부담이 가중될 것을 감안한다면 건보 재정 안정화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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