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결함이 발견돼 한 달 간 통제됐던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의 결함 요인은 수분에 의한 부식 때문인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서울시는 8개월간 정릉천고가 결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결과 설계ㆍ시공ㆍ규정ㆍ유지관리상 복합적 요인으로 내부 강연선 부식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27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강연선 부식의 주요 원인은 폴리에틸렌(PE)관 내부 강연선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채워 넣는 ‘그라우트’의 비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강연선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그라우트(물+시멘트+혼화제)를 채워 넣는데 물 비율이 높아 일부가 분리되면서 노출된 강연선에 부식이 발생했다. 또 그라우트 주입 후 에어벤트(공기구멍)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아 노면수가 침투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릉천고가는 철근과 콘크리트로 하중을 지지하는 교량과 달리 하중이 발생할 부위의 콘크리트에 미리 강연선 묶음다발(텐던)을 넣어 만든 후 긴장력 조절로 하중을 지지하는 ‘PSC 교량 공법’으로 지어졌다.
PSC 공법을 우리나라보다 앞서 도입한 외국 선진국에서는 이미 PSC 교량의 강선다발 부식으로 인한 문제점이 대두돼 관련 연구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기준이나 시험법 등이 미비한 상태다.
이에 시는 국토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 및 국내 3개 학회(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대한토목학회, 한국콘크리트학회)와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해외 유사사례 분석, 설계ㆍ시공ㆍ유지관리 이력, 그라우트 및 강연선 재료시험 등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시는 PSC 공법으로 시공된 다른 14곳의 교량에서는 특별 정밀점검 결과, 중대결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시는 안전 관리를 위해 올해 안에 PSC교량 안전점검 매뉴얼을 작성해 시행하고, 안전점검 주기 단축과 PSC교량 관리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강화를 시행할 계획이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 원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설물 안전성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유지ㆍ안전관리 방안을 철저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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