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가을을 적시고 여자는 리듬에 어깨를 들썩거리게 한다.
최근 음원차트의 모습이다. 감성 발라드로 무장한 남자 솔로 가수들과 깜찍한 안무의 걸그룹들이 10위 권 내에서 전혀 상반된 매력으로 감상자들의 귀를 매료시키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 임창정과 박효신, 한동근은 국내 주요 8개 음원차트(멜론ㆍ벅스ㆍ지니ㆍ네이버뮤직ㆍ엠넷뮤직ㆍ몽키3뮤직ㆍ올레뮤직ㆍ소리바다) 상위권 순위에서 좀처럼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인다.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은 27일 오후 현재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5위, 박효신의 ‘숨’은 7위를 기록 중이다.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8위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벅스와 올레뮤직에서 10위권 대 초반으로 밀려나긴 했으나 임창정과 박효신이 각각 지난 9월과 지난달 초에 앨범을 발매한 것을 감안하면 차트 장기 집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개 차트 중 올레뮤직(11위)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2년 전 발표 곡이다.
여기에 크러쉬가 지난 14일 발표한 ‘어떻게 지내’와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OST 수록곡인 성시경의 ‘다정하게, 안녕히’까지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남자 가수들은 호소력 짙은 보컬을 앞세워 가을을 물들이는 중이다.
반면 걸그룹의 강세는 가을이란 계절적 변수를 무시한다. 지난 17일과 24일 일주일 간격으로 신곡을 발표한 걸그룹 아이오아이(‘너무너무너무’ㆍ2위)와 트와이스(‘TT’ㆍ1위)는 8개 전체 차트에서 선두에 올라있다. 두 그룹 모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손길을 거친 발랄한 댄스곡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폭발적인 인기의 배경은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오아이는 이번 곡이 내년 상반기 활동 종료를 앞두고 낸 마지막 앨범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Mnet ‘프로듀스 101’이 온갖 화제를 모았음에도 종방 직후인 지난 5월 발표한 데뷔곡 ‘드림걸스’가 음원차트 10위권 밖을 전전하며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점과 비교하면 대단한 인기다. 이날 가온차트가 발표한 43주차 디지털 종합차트와 온라인 다운로드ㆍ스트리밍 차트부문에서 아이오아이는 1위를 휩쓸었다.
지난해 10월 데뷔곡 ‘우아하게’의 선전으로 이미 가을 맛을 한차례 봤던 트와이스 역시 지난 25일 ‘TT’ 뮤직비디오가 아이돌그룹 중 최단 기간 유튜브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하며 심상치 않은 인기몰이 중이다.
멜론 관계자는 “정통 발라드의 임창정과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박효신 등이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며 “걸그룹 역시 남성팬과 여심 모두 공략해 큰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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