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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 곁에 묻힌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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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 곁에 묻힌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입력
2016.10.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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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앙드레 벨라발씨의 안장식이 열려 아들 벵상 데리비에르씨가 고인의 유해를 안장하고 있다.
27일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앙드레 벨라발씨의 안장식이 열려 아들 벵상 데리비에르씨가 고인의 유해를 안장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전우들 곁에서 잠들고 싶다.”

한국전 참전 프랑스 퇴역군인이 그의 유언에 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했다. 주인공은 故 앙드레 벨라발 씨. 고인은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채 지난해 7월 2일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국가보훈처는 27일 오전 11시 유엔기념공원에서 고인의 안장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고인의 아들인 벵상 데리비에르 부부와 두 손녀, 보훈처와 주한 프랑스 대사 관계자, 외인부대 후배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프랑스 한인외인부대협회 소속 송안식씨는 추모사에서 “살아생전 고인은 한국 교민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분이셨다”면서 “전우들 곁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벨라발 씨는 1953년 3월 프랑스 대대 13보충중대 일등병(무전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후 1955년 3월에 프랑스로 돌아갔다. 이후 인도차이나 전쟁 등에 참전하며 군에서 9년간 복무했다. 베트남전 당시에는 3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고용돼 미군 작전을 위한 현지 정보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은퇴 후에는 국회의원 경호원과 공공기관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또 프랑스 한인외인부대협회 창립 멤버로서 10여년간 명예회장을 맡아 외인부대원들의 프랑스 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이 많아 프랑스 내 한국 교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등 교민사회와도 각별한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아들 데리비에르 씨는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 아버지는 당신이 목숨을 내놓고 지킨 한국과 먼저 간 전우들을 그리워했다”며 “평소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전우가 잠들어 있는 한국에 묻히길 소망했다”고 말했다.

유엔군 참전 용사의 사후 개별 안장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벨라발씨는 아들 데리비에르가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으로 연락, 보훈처 주도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하게 됐다.

유엔기념공원에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프랑스 참전 용사 레몽 베르나르씨의 유해가 사후 안장됐다. 이후 영국의 로버트 맥카터, 미국의 버나드 제임스 델라헌티, 네덜란드의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씨가 뒤를 이었다.

보훈처는 유엔군 참전 용사가 사후 안장을 희망하면 정부 차원의 의전과 예우를 지원하고, 참전용사 후손과의 유대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부산=글ㆍ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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