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준족’은 누구일까.
시오 월컷(27ㆍ아스널)? 헥토르 벨레린(21ㆍ아스널)? 아니면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 돌풍의 주역 제이미 바디(29)?
영국 텔레그래프가 26일(한국시간)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OPTA)’의 자료를 근거로 올 시즌 EPL에서 가장 빨리 뛴 선수 20명을 소개했다. 벨레린과 월컷은 시속 34.77km와 34.78km로 각각 13위, 11위에 그쳤다. 바디(35.1km)는 4위였다. 가장 빠른 사나이는 35.31km의 셰인 롱(29ㆍ사우스햄턴)으로 밝혀졌다. 이는 100m를 10초195에 뛰는 기록이다. 이어 선덜랜드의 린덴 구치(21ㆍ35.19㎞), 손흥민의 팀 동료인 토트넘의 카일 워커(26ㆍ35.18㎞) 순이었다. 아시아 선수 중엔 일본 수비수인 사우스햄턴의 요시다 마야(28ㆍ34.78km)가 월컷과 공동 11위였다. 손흥민(24ㆍ토트넘)은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의 최고 속도가 궁금하면 대표팀 경기를 보면 된다. 축구 분석 업체 팀트웰브가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달 1일 중국전에서 한국 선수 중 최고 속도 1위는 홍정호(27ㆍ장쑤 쑤닝ㆍ34.56km)였다. 이어 공격수 이청용(28ㆍ크리스탈 팰리스ㆍ34.25km)과 손흥민(33.35km)이 뒤를 이었다. 지난 6일 카타르전 때는 수비수 장현수(25ㆍ광저우R&Fㆍ32.08km)와 곽태휘(34ㆍ서울ㆍ31.56km), 미드필더 정우영(27ㆍ충칭 리판ㆍ31.32km)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전은 톱3가 수비수 1명, 공격수 2명인데 카타르전은 수비수 2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1명으로 차이가 있다. 카타르의 경우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33)가 33.85km로 양 팀 합쳐 1위였다. 톱5 중 4명이 카타르 선수고 한국은 장현수만 5위에 턱걸이했다. 이정석 팀트웰브 팀장은 “보통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더 빠른데 카타르전에 우리 공격수들이 그만큼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EPL에서도 상위 20명 중 9명이 공격수고 미드필더가 7명, 수비수가 4명이다. 수비수들은 상대 공격수를 추격하느라 빠른 스피드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우사인 볼트(30ㆍ자메이카)는 최고 속도가 44.64㎞에 달한다. 하지만 육상과 축구를 단순 비교하는 건 어렵다. 전문가들은 축구에서 더 중요한 건 최고 속도가 아니라 스프린트 횟수라고 말한다. 이정석 팀장은 “스프린트는 폭발력과 순발력의 척도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스프린트 횟수가 경기 당 35회 안팎, 우리나라 대표급은 25회 안팎이다”고 설명했다. 스프린트는 시속 24km 이상 뛰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중국전에서는 장현수와 손흥민, 지동원(25ㆍ아우크스부르크)이 22회로 공동 1위였고 카타르전은 장현수가 23회로 으뜸이었다. 이번 텔레그래프 기사에는 EPL 선수들의 스프린트 횟수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런 데이터는 어떻게 얻어지는 걸까. 경기 중 선수들의 활동량이나 운동 수행 능력 등의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제공하는 ‘트래킹 시스템’ 덕분이다. 옵타와 팀 트웰브의 경우 경기장에 4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동장을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영상을 통해 선수와 심판, 공의 움직임까지 읽어내는 ‘트라캅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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