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통일도 드레스덴 선언문 관련“연설문 외부인 좌지우지는 오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60)씨에게 대통령 순방일정 문서가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문서의 형태나 제목 같은 것은 의전장실에서 작성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 참석해 외교문서들 유출 의혹과 관련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보도된 원본을 확인할 수 없어 확답을 못 하지만 유출 경위는 외교부로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장관은 각종 외교문서가 최씨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시종일관 모른다거나 딴소리를 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윤 장관이 문서유출 가능성과 관련 “외교부 문서가 외부로 나가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버티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여기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장관은 “아는 바 전혀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최씨 개인 PC에서 발견된 외교안보 문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외통위의 요구에도 윤 장관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어서 드릴 수 있는 게 있으면 드리고, 없으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북미 순방 일정표 등이 유출된 경위를 두고도 윤 장관은 “당장 북핵문제, 유엔 안보리 문제, 북한인권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현안을 다루는데도 시간이 부족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일이 바빠서 외교문서 유출 경위를 파악할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윤 장관은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대한 최씨의 개입 의혹에도 “그런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서서 유출이 확인될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겠냐는 질문에 윤 장관은 “(문서유출 여부를)확인하는 것이 먼저”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장관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 2009년 11월 16일 청와대 회의에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의 참석 여부를 두고 송 전 장관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측 간에 진술이 엇갈리는 데 대해 “대부분의 안보정책조정회의 구성원은 참석한 것으로 아는데 김 원장의 참석 여부는 특별히 기억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외통위에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현 정부 대북정책의 골간을 담은 드레스덴 선언문을 최씨가 먼저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 “중요한 연설문을 작성하는 데 있어, 외부인이 좌지우지한 것으로 오해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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