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성들의 대변자이자 희망인 ‘영애씨’가 돌아온다. tvN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가 벌써 15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해로 방송 10주년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영애씨를 네티즌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26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연배우 김현숙은 “내 인생이 영애의 인생인지, 영애의 인생이 내 인생인지 모를 정도로 10년을 연기해왔다”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주인공 영애는 일과 사랑에서 고군분투하며 여성들의 대변자 역할을 해왔다. 드센 노처녀라는 편견을 실력과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돌파해내는 영애의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은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 현실감 넘치는 직장생활 풍경도 공감을 자아내는 이유였다.
시즌1에서 서른 살이었던 영애는 시즌15에서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미혼이던 김현숙도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됐다. 김현숙은 “영애처럼 사랑과 가정에서 과오를 거쳐왔다”며 “김현숙과 영애가 별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항상 다음 시즌은 없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영애의 인생이 기대되지만 끝난 뒤를 상상하면 많이 두렵다. 진심으로 다해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14에서 영애는 철부지 사장 이승준과 돌아온 전 남자친구 김산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노선 정리를 하지 못했다. 새 시즌에서도 영애의 삶과 사랑은 미로처럼 난해하고 복잡하다. 이번엔 김산호가 떠난 자리에 조동혁이 새로 합류해 삼각관계를 이룬다.
연출자 한상재 PD는 “많은 분들이 영애의 결혼을 궁금해한다. 제작진도 결론 짓지 못했다.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의 아이콘이 결혼을 하면 노처녀의 정답이 결혼으로 귀결될까 걱정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한 PD는 “지금도 영애의 결혼 문제를 결론 내지 못했다”며 “극적인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아직까지 때가 아니라고 하면 조금 더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티즌은 영애의 결혼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제 결혼 시킬 때도 됐음. 신혼이나 육아 얘기 다뤄도 될 텐데”(cofl****) “결혼해도 막돼먹을 일 많아요”(miye****) “그냥 결혼하자. 그렇게 남자 많이 지나가는데 결혼 안 하는 것도 비현실적임”(sngx****)이라며 영애의 결혼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힘을 내는 가운데 “결혼이 꼭 필요한가 싶다. 그냥 내적으로 일적으로 편안하고 더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jkyk****)이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는 ‘혼술남녀’ 후속으로 오는 31일 첫 방영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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