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달의 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달의 시

입력
2016.10.26 20:00
0 0

/그림 1이달의 시 천영애씨.

나무는 기다린다

천영애

청맹과니 여자 숲으로 간다 송충이 한 마리 따라 간다 살아 있는 벌레 숲 캄캄히 눈 내리고 아득히 아득히 눈 내리고

밤꽃향기 아득했을 나무 아래 한 생이 사라졌다 땅 속으로 열린 길 청맹과니 여자 지도 펴들고 서성인다 어디로 갈 것인가 소리 들은 잘못이었다 밤꽃 향기 세상에 퍼지고 새끼들 쑥쑥 자라는 소리 들은 죄였다 사랑이면 다거니 마음 놓은 죄였다

나무는 기다린다 청맹과니 여자 귀 열기 기다린다 청맹과니 여자 마음 열기 기다린다 사랑이면 다거니 그러기를 기다린다

시인소개 : 천영애는 1968년 경북 경산 출생하여 경북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수료하고 1998년 '문예한국'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대구문인협회, 경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0년 대구문학상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나는 너무 늦게야 왔다', '나무는 기다린다'가 있다.

해설 : 성군경

다가오는 시간은 늘 낯설고 미지의 세계이지만, 새로움을 맛보는 것만큼 흥분되는 일은 없다.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우주 전체를 통째로 얻고 땅에서 하늘을 점칠 수 있다. 시인은 하나에서 전체를 보고, 그 전체 속에서 오직 하나뿐인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초연하게 감지하여, 우주 조화를 읽어 내는 것이 바로 삶의 경이로운 한 켠임을 일깨운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