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측정방식, 한반도 고유 모델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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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측정방식, 한반도 고유 모델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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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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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리히터 방식은 美남부 기준

국토가 좁은 한국과는 맞지 않아

지하수 수위 통해 전조증상 가늠

우려 지역에 관측망 확대 필요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최한 ‘2016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홍태경 연세대 교수가 경주 지진 발생 전후 한반도 땅의 응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지진 규모 관측을 위해 기상청이 사용하는 리히터 방식을 국내 실정에 맞게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한국 고유의 지진 측정방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확한 측정이 지진 대비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26일 대한지질학회가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최한 ‘2016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한국을 포함해 널리 통용되는 ‘리히터’ 지진 측정방식은 지진관측소에서 가까운 곳은 과소평가되고, 멀리 있는 곳은 과대평가되는 왜곡이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지진관측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진의 규모 관측방법 중 하나인 리히터 방식은 1935년 미국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개발한 것으로, 100㎞ 지점마다 설치한 지진계의 진동이 1㎜ 움직이면 규모 3.0으로 정의하는 공식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이런 셈법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을 기준으로 도출한 것이라 국토가 좁은 한반도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신 교수는 “일본과 영국 등은 자국의 지형조건에 맞는 고유모델을 만들어 지진을 측정하고 있다”며 “기상청이 리히터 측정방식을 쓴다면 한국 특성을 반영해 보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하수 수위 관측을 통해 지진 전조 증상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진이 일어나면서 지하 암반에 균열이 가해지고, 압력을 받아 어떤 곳은 지하수 수위가 올라가고, 일부는 내려가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남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달 19일 기준 국가 지하수관측망의 암반관측공 401곳을 분석한 결과, 46곳(11.5%)에서 지진 발생 전후로 지하수 수위 변동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지진이 일어나 수위뿐만 아니라 수질도 악화한 사례가 보고됐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진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수관측망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역사 연구를 통한 미래 지진 발생 가능성도 활발히 논의됐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삼국사기부터 조선왕조실록까지 사료를 분석한 결과, 약 2,000년 동안 피해를 입을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된 기록은 약 40건이었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50년마다 한 번 꼴로 대형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복수의 자료를 통해 경주 지역의 지진 피해가 오래 전부터 확인됐다. 잘 알려진 서기 779년 신라 혜공왕 시절 경주 지진에 이어, 1036년 고려시대 때도 경주에 3일 동안 지진이 멈추지 않아 많은 가옥이 피해를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세종 14년에도 임금이 국내에서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수는 “과거 한반도 지진 규모는 피해 묘사를 근거로 7~8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료에 나와 있는 지진 발생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보다 거시적으로 지질시대 차원의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경주 지진이 일어난 양산단층의 경우 삼국시대에 앞서 단층운동이 활발했던 제4기 지질시대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4기(Quarternary Period)’란 지질시대 구분에서 신생대의 마지막을 말하는데, 약 20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다. 한반도를 비롯해 환태평양 화산대의 주요 화산지형들이 대체로 제4기에 형성됐다. 경 교수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국내외 제4기 지질시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양산단층에서 앞으로 최대 6.5~7.0 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창=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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