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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후유증에 경주지역 국립공원도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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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후유증에 경주지역 국립공원도 ‘썰렁’

입력
2016.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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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을 산행 시즌인데도 경주시 남산 서쪽의 통일전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본격적인 가을 산행 시즌인데도 경주시 남산 서쪽의 통일전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경주 관광이 지진 후유증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진도 잦아들고 각종 숙박시설의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끊긴 관광객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단풍관광이 본격화하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2일 발생한 경주 5.8 지진으로 일반 유적지는 물론 경주국립공원 8개 지구(남산, 통함산, 단석산, 구미산, 화랑, 서악, 소금강, 대본지구)도 발길이 뜸해졌다. 숙박은 물론 당일치기 관광객도 경주 기피현상이 여전하다. 통일전 앞 한 음식점 주인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마수도 못하기 일쑤”라며 “산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일도 없는데 한번 놀란 사람들이 경주를 멀리하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26일 오후 1시 경주 동남산 초입마을인 경주시 내남면 용장리 용장마을 인근 주차장. 대형 관광버스 70여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는 회사에서 야유회를 온 버스 2대와 승용자 6, 7대가 고작이었다.

인근 식당은 단체석으로 쓰이는 큰 방 4개와 홀이 있지만 손님은 2테이블에만 앉아 있었다. 식당주인 김용학씨(50)는 “본격적인 산행시즌이 시작됐는데도 남산 탐방객들도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주를 돕는 길은 경주에 놀러 오는 것”이라며 경주를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억새 등산코스로 유명한 경주시 무장산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원 정선군 민둥산이나 울산 울주군 신불산 간월산 억새가 활짝 필 무렵 피기 시작하는 무장산은 10월 중순부터 등산객이 밀려 들지만 올해는 예외다. 예년 같으면 평일에도 보문단지 셔틀버스 정류장엔 무장산 입구까지 가려는 등산객들로 길게 줄이 섰지만 요즘은 주말에도 입구 주차장에 여유가 있을 정도다.

경주시와 지역 관광업계는 24일부터 시작된 여행주간과 보문단지 단풍이 본격화하는 이번 주말부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적지 무료입장, 할인행사 등 다양한 관광객 유치전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장산 입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50대는 “올 가을은 여느 해보다 억새가 아름답다”며 “멋진 억새 소식을 듣고 이번 주말부터는 등산객들이 물밀듯이 밀려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부터 말까지 남산지구는 56.7%, 화랑지구 51.5%, 서악지구 40.4% 등 탐방객 수가 8개 권역 평균 14.5% 감소했다.

경북관광공사 권태길 홍보과장은 “경북도와 경주시, 경북관광공사가 경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고, 경주관광은 특히 이번 주부터 좋아지는 만큼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국립공원 강순성 담당도 “지진 후 공원 구역 내 낙석이나 피해우려가 있는 곳에 대한 정밀진단 결과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태풍 피해로 인해 암곡, 추원 등 일부 탐방로만 통제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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