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측근들과 함께 강원 홍천의 호화별장에서도 비밀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해당 별장을 포함해 최씨의 자택 등에 대해 고발 접수 27일만에 뒤늦게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26일 오전 9시쯤 홍천 별장을 포함한 최씨의 거처 4곳, 미르재단 기획자로 알려진 광고감독 차은택(47)씨 자택, 미르ㆍK스포츠재단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 사무실, 최씨가 실제 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사무실 등 총 9곳에 대해 동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최씨가 비밀 회동을 가졌던 홍천의 별장은 고급 골프텔로, 이성한 전 미르사무총장,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과 함께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의 측근 고영태(40)씨의 ‘비밀 공간’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신사동 R빌딩의 5층 사무실(본보 25일자 2면)에 대해서도 최씨가 주로 사용하던 거처로 파악하고 다수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시민단체로부터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 고발 사건이 접수된 뒤 거의 한 달이 지나서야 이뤄진 압수 수색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늑장 수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등장인물이 적을 때는 빠른 압수 수색이 가능하지만 이 사건은 등장인물이 많다”며 “20명 가까운 소환 조사를 통해 (사건 개요를) 조금씩 그려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 모녀가 지난 9월 3일 독일로 출국한 후 귀국하지 않은 사실은 확인했으나 독일에서 제 3국으로 이동했는지를 포함해 현재 소재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최씨는 25일 지인과 통화해 조만간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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