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순실 파일’ 속 北 비밀접촉의 진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최순실 파일’ 속 北 비밀접촉의 진실

입력
2016.10.26 17:01
0 0

北요청으로 2012년 12월 3차례 군사회담

“차기 정부 대북정책 떠보려 제안한 듯”

12월 12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중단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 빌딩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홍인기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 빌딩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홍인기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PC 파일에 등장하는 ‘북한 국방위와 3차례 비밀접촉’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2012년 말 18대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을 떠보려 회담을 제안했고, 전격적으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남북 접촉은 중단됐다.

3차례 비밀접촉은 모두 2012년 12월 판문점에서 이뤄졌다. 우리측은 이상철 국방부 군비통제차장, 북측은 리선권 국방위원회 대좌(대령급)가 대표로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우리가 먼저 제의할 필요는 없었고, 3차례 모두 북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정권 말에 군사접촉에 나선 배경은 석연치 않다. 특히 2012년 4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과의 2ㆍ29 합의를 깨면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던 시점이었다.

남북은 이보다 1년10개월 앞선 2011년 2월 이틀간 군사실무회담을 가졌지만 고성이 오가는 신경전 끝에 성과 없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당시 우리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한 반면, 북측은 “고위급 회담을 열어 모든 것을 논의하자”고 맞받아쳤다.

2012년 12월 회담에서도 의제는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5ㆍ24조치 해제를, 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해 각자의 스탠스가 달라질 게 없었다”며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측이 우리의 정책 방향을 떠보려고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처럼 결론을 내기 어려운 큰 사안을 논의하려고 만난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처럼 남북의 입장이 서로 달랐던 데다, 같은 해 12월 12일 북한이 또다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모처럼 재개된 군사접촉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이후 남북은 2014년 10월에서야 회담의 격을 높여 우리측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북측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이틀간 고위급 접촉을 가졌다. 하지만 추가 회담의 격과 의제를 놓고 신경전만 벌이다 재차 소득 없이 끝났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