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맞은 이원복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
52개국 시험인증 MOU 체결… 글로벌 시장 도약 박차
27일 ‘표준의날’ 대통령표창 수상
삼성 갤럭시노트7 발화(發火) 사고를 조사 중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이원복 원장은 “사고 조사 결과는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취임 2주년을 맞는 이 원장은 2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하루라도 빨리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받아 전 세계에 공표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인 KTL은 최근 무선통신 배터리 등 각 분야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갤럭시노트7 조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사고 분석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 삼성전자의 후속 모델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으로 국민들이 국내 인증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선진국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세계 시험인증시장 업계 1위인 스위스 업체의 연간 매출 규모는 6조5,000억원, 미국 업체는 1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KTL은 1,500억원에 불과하다”며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원장은 취임 이후 KTL을 글로벌 인증기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미국, 중국, 브라질, 칠레 등 10개 해외시험인증기관과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그 결과 KTL의 국제 협력 네트워크는 52개국 128개 인증기관으로 늘어났다. 우리 기업이 수출하려면 해당 국가 공인 기관의 테스트를 통과해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이 절차를 KTL 인증으로 대신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원장은 특히 중국의 까다로운 시험인증절차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한ㆍ중 적합성 인증기관 상호인정 협약 체결’을 통해 KTL이 발급한 TV제품 국제공인시험성적서가 중국품질인증센터(CQC)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원장은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7일 ‘세계 표준의 날’ 유공단체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KTL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충남 아산시에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이차전지 종합시험인증기관인 ‘중대형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를 착공했다. 센터가 완공되면 그 동안 해외 인증을 받아야 했던 기업들은 시험비용을 40% 절감하고, 5개월 가량 걸렸던 인증기간도 3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내년에는 미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유망 수출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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