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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못 먹는 시골 어르신들 대접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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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못 먹는 시골 어르신들 대접 뿌듯”

입력
2016.10.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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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민에 15년째 제공한

조장옥씨 나눔대상 국민포장

19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 노인복지회관 앞에서 조장옥 금농반점 대표가 어르신들께 제공할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면을 뽑고 있다. 조장옥씨 제공
19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 노인복지회관 앞에서 조장옥 금농반점 대표가 어르신들께 제공할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면을 뽑고 있다. 조장옥씨 제공

“도시엔 중국집이 많이 있지만, 시골에는 중국집이 거의 없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짜장면 만드는 일이니까, 시골에 계신 노인들께 짜장면을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 생각한 거죠.”

전남 담양군 소재 금농반점 대표 조장옥(56)씨는 26일 수줍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집 주인 조씨는 한 달에 한두 번씩 15년째 담양군 시골마을과 요양원 등을 돌며 노인들에게 짜장면과 우동을 무료로 대접해오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7일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받는다.

처음 조씨가 짜장면 봉사에 나선 건 지역사회에 작게나마 보답하고픈 마음 때문이었다. “고향이 전남 해남인데 26년 전 이곳에 와 장사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찾아주니까 이만큼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죠. 큰돈을 번 건 아니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데 다른 곳에다 손 벌린 적은 없거든요.”

조씨는 쉬는 날이 한 달에 3번뿐이지만, 그 3일의 휴일 중 1, 2일은 꼭 봉사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가 지금까지 제공한 짜장면과 우동을 대략 계산하면 3만4,200그릇. 그때그때 시중 판매가격으로 치면 1억4,000여만원어치에 달한다. 음식이 상할 수 있는 여름과 길이 미끄러워 사고 위험성이 큰 겨울(1년 중 4개월)을 제외하고 15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결과다. 조씨는 “묵묵히 같이 봉사에 참여해준 아내와 지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공을 돌렸다.

조씨는 짜장면을 맛있게 해치운 후 “잘 먹었다”라고 말해주는 노인들을 볼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 어르신이 4년 만에 처음 짜장면을 드시는 거라며 좋아하신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4년 전에 드신 짜장면도 저희가 해드린 짜장면이었어요. 그럴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짜장면에 판매용 짜장면보다 두 배 많은 고기를 넣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봉사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퍼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는 조씨 외에도 47년 간 청소년복지관 이용자들의 멘토로 활동해온 이춘조(88)씨, 대학교에 장학금 7,800만원을 전달하고 빌라와 예금 등 유산까지 기부하기로 약정하는 등 30년 간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온 김창랑(75)씨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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