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민에 15년째 제공한
조장옥씨 나눔대상 국민포장
“도시엔 중국집이 많이 있지만, 시골에는 중국집이 거의 없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짜장면 만드는 일이니까, 시골에 계신 노인들께 짜장면을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 생각한 거죠.”
전남 담양군 소재 금농반점 대표 조장옥(56)씨는 26일 수줍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집 주인 조씨는 한 달에 한두 번씩 15년째 담양군 시골마을과 요양원 등을 돌며 노인들에게 짜장면과 우동을 무료로 대접해오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7일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을 받는다.
처음 조씨가 짜장면 봉사에 나선 건 지역사회에 작게나마 보답하고픈 마음 때문이었다. “고향이 전남 해남인데 26년 전 이곳에 와 장사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찾아주니까 이만큼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죠. 큰돈을 번 건 아니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데 다른 곳에다 손 벌린 적은 없거든요.”
조씨는 쉬는 날이 한 달에 3번뿐이지만, 그 3일의 휴일 중 1, 2일은 꼭 봉사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가 지금까지 제공한 짜장면과 우동을 대략 계산하면 3만4,200그릇. 그때그때 시중 판매가격으로 치면 1억4,000여만원어치에 달한다. 음식이 상할 수 있는 여름과 길이 미끄러워 사고 위험성이 큰 겨울(1년 중 4개월)을 제외하고 15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결과다. 조씨는 “묵묵히 같이 봉사에 참여해준 아내와 지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공을 돌렸다.
조씨는 짜장면을 맛있게 해치운 후 “잘 먹었다”라고 말해주는 노인들을 볼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한 어르신이 4년 만에 처음 짜장면을 드시는 거라며 좋아하신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4년 전에 드신 짜장면도 저희가 해드린 짜장면이었어요. 그럴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짜장면에 판매용 짜장면보다 두 배 많은 고기를 넣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봉사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퍼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는 조씨 외에도 47년 간 청소년복지관 이용자들의 멘토로 활동해온 이춘조(88)씨, 대학교에 장학금 7,800만원을 전달하고 빌라와 예금 등 유산까지 기부하기로 약정하는 등 30년 간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온 김창랑(75)씨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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