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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에 빠진 청와대… 참모진 "우리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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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에 빠진 청와대… 참모진 "우리도 답답하다"

입력
2016.10.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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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및 보직 신고' 행사도중 참석자들을 살펴보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및 보직 신고' 행사도중 참석자들을 살펴보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청와대가 무기력한 침묵에 빠졌다. 최순실(60)씨의 국정 개입 논란으로 ‘식물 청와대’가 될 위기에 몰렸는데도 마땅한 수습책이 없는 탓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군 장성 진급ㆍ보직 신고를 받는 등, 예정돼 있던 일정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 의혹을 시인하고 사과한 25일에도 청와대에서 아프리카 장ㆍ차관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리 흔들려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26일까지 국정 쇄신 방안 등 후속 조치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탈당과 청와대ㆍ내각 개편 등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최씨에게 청와대 자료를 보낸 것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일 수 있다는 지적에 정 대변인은 “오늘 자 언론 보도를 보니, 법 위반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더라”고 말했다. 이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답답해 했다. 25일 이원종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선 한 수석비서관이 청와대 참모 일괄 사퇴를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사표를 내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금 사퇴하면 오히려 더 큰 국정 혼란이 생긴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게 먼저다” 등의 신중론이 많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금 탈당하는 것은 그야말로 벌판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의 일괄 교체 등 대대적 인적 쇄신을 할 경우 오히려 국정 공백이 커질 수 있고, 솔직히 와서 일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를 방문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하기 위해 무궁화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를 방문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하기 위해 무궁화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26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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