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키우는 반려인이라면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개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반려견이 문 앞에 앉아 온종일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는 것을 알기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집 잘 지키고 있었네"라는 칭찬을 건네게 된다.
과학학술지 '생리학 행동양식'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주인이 집을 비웠다 돌아왔을 때 어떠한 방식으로 칭찬하는지에 따라 개의 행복지수가 차이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은 12마리의 비글과 함께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우선 개는 25분간 혼자 남겨진다. 그 다음 개를 그들과 친숙하지 않은 수의학과 학생들과 함께 한 방에 둔다. 이때 학생들은 개와 아무런 교류도 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주인이 들어오고, 그룹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개를 칭찬한다.
첫 번째 그룹은 개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칭찬하며 쓰다듬었다. 두 번째 그룹은 말로만 반려견을 격려했다. 마지막 그룹은 개와 전혀 교류하지 않고 그냥 방에 들어와 앉아 잡지를 읽었다.
실험결과 첫 번째 그룹의 개들은 옥시토신 수치가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급증하였다. 옥시토신은 인간과 동물의 체내에서 자연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사회적 교감 모성본능 등을 촉진하여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기도 한다.
신체적 접촉 없이 말로만 칭찬받은 두 번째 그룹의 개들은 옥시토신의 수치가 증가했지만, 앞의 그룹보다 훨씬 빨리 감소하였다. 주인이 무관심하게 행동한 마지막 그룹의 개들은 반려인이 처음 들어왔을 때 옥시토신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분비되었으나, 그 수치가 금방 떨어졌다. 이 그룹의 개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며 친숙하지 않은 수의학과 학생에게 다가가 애정을 갈구하기도 했다.
이 실험을 통해 개를 칭찬할 때 신체적인 접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신체적인 접촉을 하면, 개는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안정적이 된다. 반려견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개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 칭찬해줘야 한다.
정유경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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