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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Decoding Buzzwords on Green, Health foods(건강 식품 용어 해석)

입력
2016.10.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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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하나 고르는데도 새로운 표현이 많아 정신이 없다. Green, all-natural, farm-fresh, made with 9 whole grains, high in anti-oxidants 등 그럴싸한 표현이 식품 라벨마다 붙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green, living, green week, green drinks 같은 어구가 필수가 되었고 green만 보여도 healthy food로 해석하게 되었다. 식품마다 eco-friendly, environmentally friendly, green 등의 단어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이 없을 정도로 식품과 건강에 대한 언어는 급속 팽창하고 있다.

식량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보다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찾게 되었다. 1940년부터 사용된‘organic farming’은 이제 organic 단어가 남용될 정도로 많이 쓰인다. 한국의 경우 마트의 친환경 식품 중 60% 이상이 친환경도 아니고 green food도 아니라는 것을 보면 눈속임만 늘어난 것이다. Organic food 시장이 큰 독일에서도 가짜 organic food 기사가 나온다. EU 기준의 Organic food는 살충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어감은 뭔가 healthier and more natural정도로 풀이된다. Organic food에는 유전자 조작이나 첨가물도 금지되는데 그렇다고 유기농 식품에 첨가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 전통 농업에서는 320 가지 이상의 첨가물이 허용되었는데 유기농에서는 50가지 미만으로 제한될 뿐이다.

모호한 용어 중에는 all-natural도 있다. 이 문구가 있어도 모두가 자연상태로 재배했다는 것은 아니다. ‘7UP’ 음료수는 all-natural라는 문구가 있어도 영양가는 없다.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all-natural이지만 지방이 많고 칼로리는 높아 건강과는 거리가 멀다. organic food나 all-natural food가 곧 healthy food는 아닌 것이다. 갓 구어 낸 빵을 말하는 fresh from the oven에서처럼 fresh라는 단어의 어감은 그저 좋다. 그러나 fresh food가 아니라고 해서 ‘Yesterday’s bread’나 ‘Now frozen’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식당 주인은 없을 것이다. 아울러 유행어처럼 번진 whole food가 있는데, 통밀이 일반밀과 다른 것은 맞다.

그러나 whole 단어만 들어가도 뭔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단견일 뿐이다. 마치 diet라는 단어를 보기만 하면 사람들이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최면에 빠지는 것과 같다. Diet는 물론이고 low-carb(저탄수화물), sugar-free(무설탕) 등의 용어가 난무해도 살 빼는 효과는 없을 수 있다.

사실 green이나 natural 같은 용어에 대해 미국 농림부에서는 기준을 세운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용어는 생산업자의 자의적 문구에 불과하다. 막연한 green, organic 같은 용어보다는 beef를 홍보하면서 Free Range, Free Roaming(방목) grass-fed(목초 먹인), grain-fed(곡물 먹인) 등의 정보성 용어가 그나마 낫다. 최근에 쓰이기 시작한 sustainable은 한 단계 더 진보한 기준이다.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본래의 품질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organic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다. 소량 생산으로 품질 유지하는 의미에서 sustainable wine은 다른 와인보다 엄격히 생산된 것이다. 이제 현대 소비자는 green, organic, healthy같은 막연한 용어보다는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식품을 꼼꼼히 따져야 속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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