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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천만 관객, 확실한 거야?

입력
2016.10.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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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영화가 천만 관객의 고지를 넘었다', 한 해 영화 총 관객이 1억 명을 돌파했다'라는 말들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그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다가도, 헤아리기 힘든 숫자를 생각하면 혹시 수치가 과장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관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 영화 관객 수를 집계하는 걸까요?

혹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라는 길고 긴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영화업계에서 흔히 통합전산망이라 줄여 부르는 이 시스템이 있기에 정확한 영화 관객 집계가 가능합니다. 통합전산망을 통한 관람객 수의 정확한 집계가 가능해진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2010년 영화관의 통합전산망 가입이 의무화되기 전까지는 영화산업과 관련한 신뢰도 높은 통계치를 얻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집계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 수치를 조작하는 등 산업적으로 어두운 면도 많았습니다.

믿을 만 한 산업생태계를 꾸리기 위해 영화계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탄생시킨 통합전산망. 그 기능과 역할, 등장 배경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글ㆍ기획=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디자인=김경진 기자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작은 공화국>

https://www.facebook.com/movielikekorea 

내가 언제 어디서 무슨 영화를 보든 빠짐없이 기록으로 집계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단, 영화관, IPTV 등 공식적인 루트로 관람한 것에 한함)

이름도 긴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통합전산망) 덕분입니다. 통합전산망은, 전국의 영화관이 발권하는 입장권 정보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수집해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입장권 한 장에도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영화관은 이 정보를 3분 이내로 통합전산망으로 전송하게 됩니다.

한국에 있는 영화관의 통합전산망 가입률은 99%. 사실상 한국의 거의 모든 영화관이 가입한 셈입니다. 가입 안 하면 영화를 못 틀거든요.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가입하여야 한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 7절 39조 2항>

통합전산망은 영화관에서 보내는 입장권 정보를 바탕으로, 영화와 관련된 상세한 통계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부터 예매율 좌석점유율 스크린점유율 상영점유율 총관객 총매출액 등등!!

이렇게 전국 단위로 통합전산망을 운용해 각종 통계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통합전산망의 자료는 일반 관객보다는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더 애용하는 정보입니다. 산업 추이를 분석하거나, 영화의 흥행을 예측하거나, 수익을 정산하기 위해서죠.

“예매율 1등이 그 주 박스오피스 1등인 것이다. ‘군도’ 예매가 25만장 정도 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800만 정도 든단 이야기다.”<영화사 대표의 말>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당연한 시스템 같지만, 2004년 처음 실시된 이후 한국영화계에 끼친 영향은 막대했습니다. 통합전산망의 도입으로 영화시장이 그전보다 매우 투명해졌거든요.

“지금은 80억짜리 영화 한 편 찍는데 톨비 800원짜리 영수증까지 본다.

간이 영수증은 정산이 되지도 않는다. 영수증 개수만 3만 개가 넘어간다.”<제작사 대표의 말>

통합전산망이 있기 전 한국영화산업은 거대한 투자금이 오고 감에도 불구하고, 제작-배급-유통 등 모든 단계에서 어두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제작비 횡령과 유용이 일상이었고.

“극장 매출뿐 아니라 영화 예산 집행, 영수증 처리도 엉망이었다.

영화감독이 미술감독에게 자기 집 인테리어 공사 시키고 영화 예산에 포함시키는 등이 비일비재했다.”<영화사 대표의 말>

영화상품에 대한 최종 소비가 이뤄지는 극장에서는 입장권을 재활용하거나 발권정보를 왜곡해 매출을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탈세를 위해서였습니다.

매출액 허위보고로 고통 받던 배급사들은 몰래 입회인을 영화관에 파견해 관람객 수를 파악하기도 했지만, 정확하지 않았을 뿐 더러 그마저도 입회인이 극장 쪽에 매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통합전산망 도입에 대한 극장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극장 측은 도둑 취급하는 것이냐며 반발했고, 손님이 뜸한 극장은 자신들이 인기가 없다는 사실을 공개하길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극장의 통합전산망 가입이 의무화된 현재는, 영화산업에 투명성을 제공해 적극적인 투자를 불러오게 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답니다(종종 미심쩍은 집계오류 사고를 내지만...).

이번 주 어떤 영화가 제일 잘나가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홍보 아님ㅋ)

(주소 : http://www.kob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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