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전인지(오른쪽)/사진=하나금융그룹 및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자프로골프에서 프로야구에 버금가는 초대형 계약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박성현(23ㆍ넵스)과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 박인비(28ㆍKB금융) 등이 후원사와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모자와 옷에는 후원 기업의 로고가 크게 박힌다. 어떤 선수의 옷에 로고를 박느냐에 따라 기업의 한 해 매출은 크게 요동친다.
올해 대박을 친 후원사는 단연 넵스다. 넵스 골프단 소속인 박성현(7승)과 고진영(3승)은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무려 10승을 합작했다. 재계는 특히 '1인자' 박성현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박성현은 가구전문 넵스의 골프단 인지도를 크게 높인 선수다.
박성현은 당초 넵스와 3년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때와 지금 박성현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다.
따라서 박성현은 넵스에 잔류하든, 후원사를 바꾸든 대박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성현은 국내 투어 1인자인데다, 내년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고려한다면 기업들은 더 큰 돈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대박 계약을 한 선수들은 몇몇 있다. 박세리(39ㆍ하나금융)는 2001년 CJ와 5년 계약을 맺으면서 역대 최다인 연간 20억 원(별도 인센티브 3억 원 수준)을 받았다. 김미현(39)도 2002년 KTF(현 KT)와 3년간 매년 10억 원씩, 총 30억 원에 재계약했다. KTF는 김미현이 우승할 경우 상금의 50%, 2~5위 입상시 상금의 30%를 추가로 지급하고 옷과 용품도 지원하기로 했었다. 김미현은 실제로 연간 15억 원에 이르는 돈을 손에 넣었다.
김효주(21ㆍ롯데)는 2014년 만 19세의 나이에 메인 스폰서 롯데와 2019년까지 5년간 총 6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성적(우승시 상금 70%ㆍ5위 이내 30%)에 따른 인센티브도 들어가 있다. 이는 신지애(28ㆍ스리본드)가 2009년 미래에셋과 계약하면서 받은 연간 10억 원을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이다.
넵스는 조건만 맞는다면 재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성현의 몸값이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넵스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인지, 박인비의 후원 계약에도 시선이 쏠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전인지의 주가 역시 상한가다.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11월 초 전인지와 만나 재계약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선수가 원하는 계약금이나 조건 등을 들어볼 계획이다"며 "워낙 좋은 선수이다 보니 사측은 전인지와의 재계약에 긍정적인 입장이다"고 밝혔다.
▲ 박인비/사진=와이드앵글 제공.
박인비도 KB금융그룹과 후원 계약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KB금융그룹은 박인비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인비 역시 손가락 부상 등으로 떨어졌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인 만큼 안정을 바라고 있다. 박인비는 2013년 KB금융그룹으로부터 계약금(3억5,000만 원)과 인센티브(최대 5억 원)를 합쳐 총 1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에서 섭섭한 대우만 하지 않는다면 재계약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고진영(21ㆍ넵스)과 장하나(24ㆍBC카드), 유소연(26), 허미정(27ㆍ이상 하나금융), 안신애(26ㆍ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등도 메인 후원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계약은 거물급인 박성현, 전인지, 박인비의 거취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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