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대통령은 사라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누리당의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의 말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거짓 대국민사과 논란으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미 공백 상태에 처했다는 의미다. 남 지사는 박 대통령과 함께 대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비상대책위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남 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마음 속에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국가적 위기”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그러면서 리더십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청와대 비서진 전원 경질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 즉각 귀국 조치를 박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했다.
새누리당에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비대위원장과 비대위가 국가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데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당내에선 개혁성향의 김용태 의원이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거론했다. 이 대표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정황이 공개되자 “나도 연설문 같은 걸 쓸 때 친구 얘기를 듣곤 한다”고 말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당내에서조차 “비선 실세에 의한 초유의 국기 문란,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당을 더욱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날 오후 열릴 비상 의원총회에서도 당을 조속히 비대위로 전환한 뒤 조기에 대선후보 경선을 치러 당을 차기 대선후보 중심으로 운영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을 향한 탈당 요구 역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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