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나 84㎡로만 구성
올해 전국 23곳 1만여 가구 공급
절반이 하남-안산 등 수도권 밀집
“넓은 평형처럼” 특화설계 접목
집값 부담 덜고 갈아타기 쉽고
신혼과 3-4인 가구에 큰 인기
최근 분양시장에 나온 ‘하남 덕풍역 파크 어울림’,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 ‘다산신도시 센트럴 에일린의 뜰’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월세난이 심한 서울을 대체할 수도권 물량인데다 발코니 확장, 알파룸 등의 여유공간도 확보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지 전체를 같은 평형으로만 채웠다는 점이다. 하남 덕풍역 파크 어울림은 383가구 모두가 전용면적 59㎡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모두 분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으면 같은 평형으로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내 모든 가구를 평형 하나로만 구성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양지역 분석을 토대로 대부분 59~84㎡ 사이 중소형 평형을 집중 공략하면서, 넒은 평형처럼 보이는 특화설계를 접목하는 게 공통점이다. 수요가 높은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단일 면적으로 분양하는 단지는 전국 23곳(총 1만1,486가구)에 달한다. 절반 가량이 하남, 안산, 화성, 남양주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들 단지의 평형은 대부분 전용 59㎡나 84㎡로만 이뤄져 있다. 최근 수요와 가격 흐름을 반영한 결정이다. 실제 올 들어 10월(14일 기준)까지 서울 분양 단지의 면적별 1순위 청약경쟁률은 전용 60㎡ 이하가 31.53대 1로 전용 60~85㎡(17.68대 1), 전용 85㎡ 초과(12.03대 1) 등을 압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용 60㎡ 이하 평형 매매가는 최근 2년간 15.53% 올라, 역시 전용 85㎡ 초과(7.7%)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여기에 업체들은 지역 특성을 적극 고려해 평형을 결정한다. 전 가구를 59㎡로 구성한 경기 평택시 ‘평택화양지구 휴먼빌’은 주변에 산업단지가 밀집해 1인가구나 맞벌이 신혼부부를 수용할 단지가 부족한 상황을 적극 감안했다.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경기 안산시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 역시 단원구 일대에 지난 10년간 소형평형이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해 일반분양 물량 1,405가구 중 93% 이상을 전용 59㎡ 이하로 구성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초소형 면적과 달리 3~4인가구가 거주할 수도 있어 미분양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 평형 단지는 평형 차이에 따른 보이지 않는 주민간 위화감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아파트 면적을 이유로 단지 내에서도 무형의 차별을 받던 점이 사라져 자연스레 주민간 결속력 증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특화 설계로 소형 평형의 단점도 최소화하고 있다. 과거 2베이 위주였던 59㎡에도 요즘은 채광ㆍ통풍을 중시하는 판상형 구조에, 4베이, 방 3개 등 중형급 공간이 선보이고 있다.
이달 분양에 들어간 하남 덕풍역 파크 어울림은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한데다, 판상형ㆍ4베이ㆍ3룸(일부 가구), 3면 개방형 구조(일부 타입)뿐만 아니라 워크인 클로짓(WALK-IN CLOSETㆍ걸어 들어갈 수 있는 벽장), 드레스룸, 알파룸 등 수납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한신공영이 지난 5일 분양한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인천 영종하늘도시 A-59블록)도 562가구 모두 전용 59㎡ 단일형인데, 중대형 평형에서나 보는 테라스를 1층 공간에 적용했고 최상층에는 다락과 테라스로 설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중소형 평형이라도 내부 구성을 다양하게 하는 방식으로 가구간 개성도 살렸다”며 “실거주자 입장에선 분양가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갈아타기도 좋은 평형이라 단일 중소형 평형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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