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후보 될 가능성 낮게 보는 듯
潘ㆍ安 연대에는 구체적 언급 안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별한 사이이자 충청권의 맹주로 불렸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5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김 전 총리는 최근 불거진 ‘반기문ㆍ안철수 연대론’과 관련해 “그 분이고 저 분이고 어렵다”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반 총장이 친박(친박근혜) 쪽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모 호텔에서 2시간 30분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은 김 전 총리가 지난 8월 서울 청구동 자택을 찾아 온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는 박 위원장과 박양수 전 의원이 등이 동석했다.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 잔여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 (여권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반 총장이 귀국하더라도 (정치권이) 생각하는 대로 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패배와 최순실 게이트 여파 등으로 여권의 힘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 반 총장이 반드시 여당의 친박 후보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내 소신은 (여전히) 독일식 내각 책임제”라며 “안 전 공동대표가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한 것은 참 좋은 제안이고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렸다.
안 전 대표는 회동 종료 후 “김 전 총리가 우리나라 상황이 정말 걱정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이런 시국에 기대를 걸 곳은 국민의당이라고 말했다. 중심을 잡고 제대로 잘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6일 본보 인터뷰에서 “지금은 (반 총장과 연대라는) 시나리오를 말할 단계가 아니며, 열심히 치열하게 대한민국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전 대표의 선 긋기에도 당내에선 “반 총장이 친박 후보가 아니고 중도를 지향하거나 새로운 정치 지형을 꿈꾼다면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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