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옹호” 비판 들끓어
하태경 “李대표 인식 안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과 관련해 “우리도 연설문을 준비한다든지 할 때 친구 이야기도 듣는다”며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사상 초유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친구 이야기’에 비유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씨에게 사전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연설문 중 하나인‘드레스덴 선언문’을 박 대통령이 연설할 당시(2014년 3월) 이 대표는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연설문 사전 열람이 가능하다고 보느냐’의 질문에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도 잘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우리들이 어떤 연설문을 준비한다든지 기자회견문을 준비할 때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대정부질문 하나만 하더라고 언론 이야기도 듣고 문학인 이야기도 듣고 친구 이야기도 듣는다”며 “우리 같이 많은 연설을 하고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이 자기하고 맞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언급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심기경호에만치중하는 여당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끓었고 당내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이 나왔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건에 대한 이정현 대표의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걱정”이라며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에게 물어본다’며 최순실 문제의 위법성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을 애써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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