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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달고 사는 한국인… 30%가 만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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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달고 사는 한국인… 30%가 만성질환

입력
2016.10.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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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등 11개 질환자 1439만명

진료비도 8% 늘어 첫 20조 돌파

지출비중 암 이어 정신질환이 2위

우울증ㆍ치매 늘며 가파른 증가세

국민 10명 중 3명은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난해 사용한 진료비는 21조3,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주요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439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8.5%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혈압이 570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경계질환(274만1,000명) 정신 및 행동장애(262만8,000명) 당뇨병(252만1,000명) 간의 질환(149만3,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진료비는 총 21조2,994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6.2%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8%(1조5,738억) 증가한 것으로, 20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악성신생물(암)이 4조9,362억원으로 가장 많이 지출됐고, 정신 및 행동장애(3조839억원) 고혈압(2조8,499억원) 대뇌혈관질환(2조4,033억원) 당뇨병(1조8,159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출 비중이 두 번째로 큰 정신 및 행동장애의 경우 진료비 연평균 증가율도 11.7%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신경계질환(1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업무, 치열한 경쟁, 경제적 압박 등 외부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 환자 등이 늘어난데다,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개선되면서 치료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도 지난해 총 22조2,361억원으로 사상 첫 20조원 돌파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1.4%(2조2,674억원) 증가한 것으로, 7년 전인 2008년(10조7,371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이 1조3,157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무릎관절증(7,664억7,900만원) 2형당뇨병(6,834억8,300만원) 기타척추병증(4,012억8,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전체 연령(113만원) 대비 3배 수준인 362만원이었다. .

지난해 1인당 평균 병원 방문일수는 외래 방문 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0.4일 줄어든 19.3일(입원 2.6일, 외래 16.7일)로 나타났다. 외래방문일수는 2008년 15.1일에서 계속 증가해 2014년 17.1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전환, 16.7일을 기록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의료 이용량이 계속 늘고 있지만, 증가율은 두 자리 수에서 한 자리 수로 둔화했다”며 “경제상황이 어려워 병원을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고 분석했다.

직장가입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10만510원,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8만876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각각 3.6%와 2.9% 늘어난 수치다. 내는 보험료대비 받는 혜택은 조금 더 많았다. 지난해 건보 적용 대상자 1명이 낸 연간 보험료는 86만4,428원, 같은 기간 진료비로 나간 연간 보험 급여비는 89만2,320원으로, 낸 보험료보다 받은 혜택이 1.03배 더 컸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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