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이메일 발송, 관심 끌고 각종 명목으로 송금 받아
경찰, 카메룬 출신 일당 국내서 검거… 공범 4명 추적 중
채팅앱으로 미모의 백인여성 사진을 보내 국내 미혼남성에게 결혼할 것처럼 꾸미고 항공료 등 명목으로 1억3,000만원을 가로챈 국제 이메일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국제 이메일 사기단 일원인 모안지(45ㆍ카메룬)씨를 구속하고 국내 체류 중인 일당 2명 등 공범 4명을 쫓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휴대전화 채팅앱이나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한국인 미혼 남성 4명으로부터 1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국이나 미국 여성 간호장교를 사칭하며 “결혼하면 한국에서 살겠다”고 속였고, “평화유지군으로 시리아에 참전해 작전 중 얻은 500만불을 송금하겠다”며 수송비 등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각자 영국ㆍ프랑스 외교관, 영국 보안수송업체 직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의심을 피했다.
경찰은 국제 이메일 사기단이 유산상속(해외에서 숨진 가족이 남긴 거액의 유산), 거액배당 투자(다이아몬드ㆍ금광투자), 복권당첨, 기부금 유도, 결혼 구애, 무역대금 등의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을 동원해 신뢰를 주고 보이스피싱처럼 사람들을 현혹시켜 돈을 가로챈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때는 경찰에 신고해 추가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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