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고치는 등 국정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을 찾아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로부터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개인적 보좌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해 최씨의 국정 개입과 국기 문란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최씨 의견을 듣는 것을) 그만 두었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아래는 대통령의 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습니다.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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